그의 하얀 렌즈, 그녀의 붉은 렌즈
서동우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오는 묘란 느낌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 예감이 적중했다.
희망이라곤 없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평범하지 않는 삶을 각자의 렌즈를 통해서 자신만의 색깔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한 작품이지만 다른 작품의 형식을 취하는 독특한 구조여서 책 읽는 새로운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사실 책을 다 읽고 서는 요즘 유행하는 막장 드라마를 한 편 본 느낌도 난다.

남녀 주인공이 바라보는 세상을 하얀 렌즈와 붉은 렌즈로 표현하는 방법이 참 인상적이었다.
시후와 진주..
둘은 배 다른 남매다. 시후는 진주의 존재를 모른체 그녀가 시키는대로 호스트바의 호스트로 키워진다. 시후는 진주의 묘한 매력과 거부할 수 없는 카리스마에 눌려 그녀가 명령하는 대로 이끌려간다. 그녀가 짜준 틀 안에서 기계처럼 살아가면서도 시후는 그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러나 강해 보이기만 하던 진주는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이중적인 태도로 갈수록 시후를 혼란스럽게 한다. 시후는 그렇지만 그녀를 미워할 수도 떠날 수도 없는 가운데 그가 모르는 모질고 모진 운명의 그림자가 다가온다. 진주는 어릴 적 새엄마를 통해서 버림을 받게 된다.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호스트바를 꾸린다. 진주에게 사랑이나 행복은 사치에 불과하다. 
어느 날 배 다른 남매인 시후를 알게 되고 복수를 위해 그를 호스트로 만들어 버린다. 시후의 망가짐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고 하나 늘 자신을 따르고 해맑은 시후를 보면서 갈등에 사로 잡힌다. 

어디선가 본듯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진주와 시후는 끊임없이 갈등을 하면서 어느 순간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진주가 알게 되는 복수와 증오가 결코 시후를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드려서 보상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순간 이들에게는 조그마한 변화가 생긴다.

책을 읽고 긴 여운이 나는 작품이다. 막장에 어울리는 소재지만 글을 전개하는 방식이나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가 달라서 묘한 재미가 있었다. 같은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진주와 시후의 인생을 보면서 자신들 개인들이 보는 세상이 얼마나 다른지 세삼느낀 작품이다. 
그들의 보는 렌즈..과연 우리가 보는 세상의 렌즈는 어떤 색일지 궁금하다. 
내가 보는 세상은 어떤 색일까? 어둡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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