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페이크 22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예전부터 굉장히 재밌게 보아 온 만화다. 이 만화를 통해 미술사적 지식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었고, 미술 자체에 대해서도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상식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만화를 좋아하는데, 이 만화는 단지 지식을 전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가짜 미술상을 운영하는 주인공 부터가 굉장히 냉소적이면서도 통찰력있는 캐릭터로 묘사되곤 해서 그 덕분에 만화 자체의 재미가 더 해지곤 했었다.

그런데, 최근 몇 권에 들어서는 어째 에피소드들이 산만하기 그지 없고, 주인공의 냉소적인 매력도 떨어져 가는 것 같다. 작품 초기의 카리스마는 온데 간데 없고, 푼수끼 많은 아저씨의 모습만이 남아 나를 슬프게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장편화되면서 소재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것인지, 등장하는 소재 자체가 그다지 참신한 것이 별로 없고, 따라서 주인공들도 기존 캐릭터를 잃어버리고 헤매는 듯 하다. 좋아하던 작품이 뒤로 갈수록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을 보자니, 씁쓸하다. 작가는 차라리 슬슬 멋진 마무리를 생각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만 해도 굉장한 명작임이 분명한데, 아끼던 작품이 근사하게 완성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러드 레인 Blood Rain 9 - 완결
무라오 미오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성인 스릴러물. 살인사건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에로틱한 장면도 간간이 아쉽지 않게 나오지만, 별 재미는 없는 평범한 작품이었다.

스릴러물답지 않게 범인은 왜 그리도 빨리 밝혀지는 것인지... 범인을 추리해가는 재미를 느낄 수가 없고, 야한 장면은 계속 나오면서도 그림이 어딘가 엉성하고 여자캐릭터들의 얼굴은 다 똑같아서 그림에서도 별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스토리는 참 헛점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성인만화 답게 호모섹슈얼리티, 로리타 컴플렉스, 근친 상간...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은 빠짐 없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없으니 참 이상한 노릇...

시간 때우기 용으로 그럭저럭 볼만은 하지만, 별로 추천할만한 작품은 아니다. 차라리 좀 더 분량이 짧게 타이트한 진행이 되었더라면 좀 나았을 듯 싶은데, 이렇게 장편으로 질질 끌다니. 작가의 역량에 비해 욕심이 좀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일상에서 문득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내게 하는 작은 순간들을 소재로 삼아 만든  꽁트에 가까운 소설들을 한 권으로 묶어 낸 책이다.

누구의 일상에든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있겠지만, 그걸 이렇게 재치있게 잡아낼 수 있는 건 역시 성석제이니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게 역시나 그의 재치는 발군이고, 시종일관 입가에서 웃음을 거둘 수 없게한다. 작가와의 대담 같은 곳을 찾아가보면 작가 성석제씨는 참 점잖고 과묵해 보이는 분이던데, 도대체 그 어디서 이런 재기발랄함이 솟아나오는 것인지.

역시 재밌는 한권이지만, 말 그대로 '순간'에 대한 이야기일 뿐인지라 깊이 있는 감동은 조금 기대하기 어렵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와 같은 전작의 감동을 생각하면 약간 아쉬운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지루한 일상을 반복할 때 한 번씩 꺼내어보면 참 즐거워질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항아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사실 전쟁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소설은 전쟁 자체가 아닌 네 소년의 심리 상태에 초점이 맞추어 있어서 참 흥미롭게 읽었다. 사춘기라는 것 자체가 '질풍노도'라는 말이 암시하듯 불안정성을 의미하지만, 그러한 불안정한 기간을 전쟁이라는 불안한 시기에 보내야만 했던 네 소년의 열정과 갈등이 정말 생생히 느껴졌다. 비록 상황은 다르다 해도 모든 사춘기는 들끓는 활화산처럼 불안하고 델 듯 뜨거운 시기이게 마련이고, 그런 폭발하는 감정들이 정말이지 절실히 공감되었다.

특히나 온통 회색빛으로 느껴지는 전쟁중의 상황에서 주인공에게 단 하나의 빛이자 아름다움인 티보르. 사실 티보르도 그저 평범한 소년일 뿐이었겠지만, 그에게 매료되어버린 주인공이 펼쳐보이는 절절한 동경과 사랑은 내 사춘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누군가에게 그토록 열정적으로 매료될 수 있는 건 오직 사춘기... 그 유리같이 섬세한 시기에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낯선 헝가리권 작가임에도, 또 몇 십 년 전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절실히 공감할 수 있었던 건 작가의 묘사력 덕인 것 같다. 시간적 차이나 유행을 뛰어넘는 필력이었다. 도저히 30년 대 소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묘사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록뽄기 호스트 전설 4
츠치다 세이키 그림, 나오타카 타키 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지금껏 호스트나 호스티스의 세계를 소재로 한 만화를 많이 봤는데, 이 만화는 당연, 그 중 압도적인 수작인 듯 하다.

기존의 호스트 소재 만화들이 흔히 19 금 빨간 딱지를 달고, 정력 좋고 분방한 호스트가 얼마나 많은 여인들을 섭렵해 나가는가... 하는 내용에만 주력하는 반면, 이 만화는 호스트들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람과 다름없이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내용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어 좋았다.

일단 주인공부터가 일반 회사원 생활을 하면서 처자식을 거느리고 뱃살도 적당히 나온 아저씨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비록 과거엔 호스트 세계에서 '왕'의 지위를 누리던 사람이었다 해도) 그런 아저씨가 돌연 정리해고를 당하고 아내에게 알려질까봐 조바심내는 장면은 거의 처량할 정도.

그러다 마침내 그야말로 처자식 먹여살리고자 다시 호스트 세계로 뛰어든 주인공이 연륜있는 호스트로서 개화하고 다른 호스트들을 압도해가는 모습은 진정 카리스마 넘친다.  더불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도 능숙하고 매끄럽다. 보기 드문 수작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