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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아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사실 전쟁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소설은 전쟁 자체가 아닌 네 소년의 심리 상태에 초점이 맞추어 있어서 참 흥미롭게 읽었다. 사춘기라는 것 자체가 '질풍노도'라는 말이 암시하듯 불안정성을 의미하지만, 그러한 불안정한 기간을 전쟁이라는 불안한 시기에 보내야만 했던 네 소년의 열정과 갈등이 정말 생생히 느껴졌다. 비록 상황은 다르다 해도 모든 사춘기는 들끓는 활화산처럼 불안하고 델 듯 뜨거운 시기이게 마련이고, 그런 폭발하는 감정들이 정말이지 절실히 공감되었다.
특히나 온통 회색빛으로 느껴지는 전쟁중의 상황에서 주인공에게 단 하나의 빛이자 아름다움인 티보르. 사실 티보르도 그저 평범한 소년일 뿐이었겠지만, 그에게 매료되어버린 주인공이 펼쳐보이는 절절한 동경과 사랑은 내 사춘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누군가에게 그토록 열정적으로 매료될 수 있는 건 오직 사춘기... 그 유리같이 섬세한 시기에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낯선 헝가리권 작가임에도, 또 몇 십 년 전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절실히 공감할 수 있었던 건 작가의 묘사력 덕인 것 같다. 시간적 차이나 유행을 뛰어넘는 필력이었다. 도저히 30년 대 소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묘사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