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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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전경린의 책을 한 권도 빠짐없이 읽어왔다. 최근들어, 전경린의 그 '귀기' 라고 불리기까지 하는 예리한 감각이 점차 무뎌진다고 느껴왔지만 이 작품을 읽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스무살이라... 이렇게 사색적이고 별스러운 스무살이 얼마나 되려나. 문장들은 지나치게 현란하고 아름답다. 소녀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거칠고 위태로운 위치에 있는 스무살 여성의 심리라고 보기엔 너무도 현란해서 통속적이고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

작가는 정말 이러한 스무살을 보냈을까. 아마도 그랬을 거란 생각이든다. 그런 스무살을 보냈기에 글쓰기를 생업으로 삼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모든 스무살을 위해 작가의 입장에서 써낸 소설이 아니라, 작가 본인... 글쓰기를 좋아하고 재주가 있는 한 여자가 자신의 스무살을 위해 쓴 습작. 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성장소설을 자부한 작품이라고 보기엔 성장소설이 마땅히 담아야 할 알에서 벗어나는 리얼한 고통이 없다. 모든 것이 너무 정제되어 있어 맥이 빠진다.

한 마디로... 공감할 수 없어 재미없고, 작가에 대한 실망으로 안타까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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