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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자동차 경주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5
인그리 돌레르.에드거 파린 돌레르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9월
평점 :
새것과 낡은 것.
빠름과 느림.
자만과 성실함.
'한밤의 자동차 경주' 안에 들어있답니다.

만화처럼 재미나고 익살스러운 그림에,
용준이가 좋아하는 자동차가 나오는 그림책이라서
더욱 신나게 책을 읽은 것 같아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눈으로 표현해
자동차들의 실감나는 표정이 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네요.
차의 생김새도 달라서 용준이가 별명을 지어주었어요.
새차와 낡은차를, 홀쭉이와 통통이라고 ㅎㅎㅎ
그림책 첫 표지만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스토리를 만들 수 있고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건... 밥을 먹기 전 맛난 에피타이저를 먹는 기분이죠?^^

옛날 한 차고에 자동차 두대가 나란히 있었어요.
하나는 반짝이는 새 초록 자동차였고, 하나는 낡은 빨간 자동차였어요.
마법이 걸린 어느 달밤, 차고의 문이 열리고
두 자동차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죠.
서로가 최고의 자동차라고!
그러다 두 자동차는 누가 최고의 자동차인지 가려내는 경주를 하기로 합니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두 자동차의 다름, 하지만 팽팽이 맞서는 그들의 심리를 보면서
한밤의 자동차 경주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책이었어요.




새 초록 자동차는 출발부터 쌩쌩~~ 도로의 무법자처럼 달리기 시작합니다.
동물들이 나타나도 피하지 않고, 고함을 지르며 겁을 주고~
폐차장의 차들을 보면서 남의 일인듯 비아냥거리지요.
그러다 과속으로 벌금을 물게 되고, 트럭과 맞서다 트럭을 들이받게 되죠.
한편
낡은 빨간 자동차는 동물들을 만나면 조심하라고 배려하는 착한 심성을 갖고 있으며
폐차장을 지날때는 고철이 된 친구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하지요.
그러면서도 규정속도인 60킬로미터를 꼭 지키는 규칙맨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다른 두 자동차가 경주를 하고 있어요.

경찰이 나타나 낡은 차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말로 낡은 차가 이겼다고 우회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경찰이 곧 심사위원인 듯^^
경찰이 바라는 운전은 낡은 차의 운전이라고. 그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진정한 승리라는 것이겠죠.
참으로 다행인 것은 빨간 새차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조심스럽게 속도도 지키게 되었어요.
낡은 차가 낡다고 해서 뒤쳐지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된거죠.
시합에서는 너가 이겼지만, 칭찬을 받지는 못했지?
이 말한마디가 모든 걸을 말해주고 있어요.
시합에서 이기고 지는 1등은 중요치 않다는 거지요.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그 과정을 찬찬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에요.
용준이에게도 누가 이겼는지 물어보니
용준이는 초록차가 이긴거라고 하네요.
초록차가 이겼지만... 빨간차처럼 주변을 배려하고 정직하게 지내야 한다는 것도 가르쳐주었어요.
(아직은 조금 더 이해력을 쌓아갈 때이니까요^^)
빨간 새차도 언젠가는 초록 낡은 차처럼... 겸손해지고 지혜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요.
이 책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해요.
이 책을 읽은 후에 토끼와 거북이 책도 읽어보았답니다.
용준이도 알게 되겠죠.
진정한 승리의 의미를.

집에 있는 자동차를 좀 모아보았어요.
사실 남자아이들 자동차를 좋아하는데, 쾌 쓸만한 자동차는 없는-
거의 물려받은 장난감이 전부인지라..^^
그래도 용준이에겐 값진, 아주 쌩쌩 잘 나가는 자동차들이지요.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도로 위에서
자동차들을 제각각 세워봅니다.
그리고 숱한 자동차들과 함께 달리지요.
누가 가장 빨리 달리느냐가 아니라...
속도를 지키며 안전하게 달려갑니다.


운전을 하다가 앞차가 가로막고 있으면 잠시 기다려준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절대 앞서거나, 자동차를 다치게 하면서 나가지 않도록.
규칙이라는 것을, 교통안전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았어요.


책 위애서,
이제 매트 위 길에서 달려봅니다.
거북이자동차가 느릿느릿가고~
빨간 경주차가 쌩쌩 나갑니다~
용준이에겐 어떤 게 낡은 차이고, 새 차가 아니라...
모두 같은 자동차인거죠^^
생김새가 다르고, 힘이 세고, 약하고에 대해...
자동차 뿐 아니라 모든 사물들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해보았어요.
그리고 친구를 만날때도 똑같은 친구라는 점을 상기시켜주었어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편견과 선입견에 둘러싸여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세상에선 모두 같은 것이겠지요.
점점 새것과 낡은 것을 알아가는 용준이를 위해
이 책은 참 고마운 책이었어요.
낡은 것은 하기 싫어, 이제 너덜너덜해져서 버려야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든 것에는 다 의미가 있고,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을.
사내아이라 조금은 과격한 면이 있지요.
어떤 물건을 대할때 조금 겁없이 대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말못하는 사물들도 가슴이 아프다는 것을 얘기해요.
사물이든, 사람이든.
낡았다고 비웃거나 가치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낡은 것이 나쁘다는 선입견을 버릴 수 있었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을
'한밤의 자동차 경주' 책을 통해 함께 전해지길 바래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