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 사이 -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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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거리라는 말은 너무나 유명하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어린왕자에서 여우와 나누던 장미꽃에 대한 이야기도 비슷한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어렵기만한 인간 관계에서 서로간의 거리를 인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거리에 대한 기준은 각기 다르기에, 일관적으로 모두에게 같은 기준을 요구할 수는 없다. 상대방에 대한 기준도 마찬가지지만,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기준이 더 중요하다. 이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저자는 병을 앓고 있다. 네이버에서 저자의 사진도 찾아보았다. 글에서의 지성미도 느껴지는 동시에, 이렇게도 온화한 표정을 지닌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글이나 사진으로 상대방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의 거리도 또한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 미투 운동이 활발하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았던 이들이 저지른 범죄들, 특히나 연예인이라는 다소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사람들의 기대를 무너뜨린다. 이 또한 자신의 기준이 제대로이지 않아서 아닐까.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타인에 대한 거리 기준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짓은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문장 하나 하나 삶에 대한 통찰과 지성이 돋보이는 저자의 글들을 읽고 나니, 당신과 나 사이라는 책의 제목이 더 와닿는다. 가족과의 거리는 20cm, 친구와 의 거리는 46cm, 회사사람들과의 거리는 1.2m단순할 수도 있는 수치로 거리를 정한다는 것이 다소 낯설기는 했다. 이 거리는 작가가 정한 것이기에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기준에 맞는 거리를 정해보는 것이 좋겠다. 물론 작가가 정한 거리로도 충분할테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어찌나 각기 개성이 강한 지 그 끝을 알 수도 없으니 말이다.


지나치게 가깝거나, 먼 거리, 혹은 자신은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그리고 그 거꾸로인. 사람들 사이에서 관계는 언제나 엇갈림이 마주친다. 많고 많은 인연 속에서 자신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수도 많지 않는 게 현실이지만, 그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시켜나갈 수 있는 것도, 그들과의 거리를 얼마나 잘 두고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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