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들의 성지 도쿄 & 오사카 - 아키하바라에서 덴덴타운까지 본격 해부
방상호 지음, 김익환 그림 / 다봄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오타쿠, 오덕후. 언젠가부터 이 단어들은 익숙해졌다. 한국말도 아닌 일본어가, 그것도 신조어가 이렇게 국내에도 자리잡은 것은 색다르다. 일제 잔재하에 남은 단어들도 청산하지 못한 시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그다지 좋은 뜻을 가지진  않았다. 남들과는 뭔가 좀 다른, 좋지 않게 다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고 현실에 적응 못하는, 미소녀를 좋아하면서 자신의 외모에는 관심이 없는, 찌질하고 못나보이는 등과 같은 뜻과 많이들 동일어로 쓰이는 편이다. 한마디로 없어보이는 유형의 사람을 뜻할 때 쓰인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그렇지 않았다. 전문가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일반인을 말했다. 현재는 인터넷이 과거보다 훨씬 더 방대해지고 위키백과 같은 매체도 나타나 일반인들도 검색만 하면 얼마든지 전문가 뺨칠만큼의 지식을 갖추기 쉬운 시대다. 오타쿠는 90년대 후반 쯤에 생성되었던 걸로 기억난다. 이 때는 현재의 인터넷과는 다르기에, 오타쿠가 될만한 지식과 정보를 갖추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원래는 부정적인 뜻의 단어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같은 사람에서 찌질하고 현실감각 없는 사람으로 되어가는 시대적인 단어의 뜻 흐름도 기이하긴 하지만, 요즘에 와서는 훨씬 더 친근한 뜻을 가진 단어가 되었다. 오직 부정적인 뜻으로만 쓰인다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파고드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의 부정적인 뜻도 함유하고 있기에 다소 중의적인 뜻을 지닌 단어라고 하겠다.


이 책은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기는 하지만, 키덜트에 지칭될만한 덕후들을 위한 일본 열도의 가이드북이다. 자신이 덕후, 특히 문구나 완구,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남들보다 다소 사랑하는 편이라고 생각된다면, 그야말로 성지들을 알려주고 있다. 오타쿠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할만큼 짧은 지식들을 갖고 있는 나이지만, 키덜트라고 지칭되는 단어에는 조금 불편함을 느낀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그저 아이들만의 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피규어를 전시하는 일반적으로 덕후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수집열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마음 한 켠에는 그들의 소비성향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음을 부정하기는 더 쉽지 않다. 일본에 갈 일이나 경제적인 여유가 없기에 이 책으로 대리만족을 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가야될 수 밖에 없는 곳들만 소개하고 있다. 재패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일본의 문화라는 큰 틀에서 볼 때, 그리 간단하게 간과할 수 밖에 없는 문화이다. 어릴 때 보았던 티비의 만화영화들은 거의 다 재패니메이션이었으며,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덕후라기에 애매한 위치이지만, 일본 여행을 간다면 이만한 가이드북도 없을 듯 싶다. 물론 덕후가 아닌 이들이 이 책을 펼쳐 들었을 리도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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