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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임금이 되기까지 - 격랑을 견딘 왕자, 탕평군주가 되다
홍순민 지음 / 눌와 / 2017년 3월
평점 :
몇년 전, 사도라는 영화가 개봉했었다. 천만관객을 넘은 왕의 남자의 감독인 이준익 감독의 영화였다. 송강호가 영조로, 유아인이 사도세자로 분해 그들의 갈등을 보여주었다.
영화는 관객의 감정과 몰입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사용한다.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한다해도 픽션을 섞는 것이 대표적이다. 고증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역사에 좀 더 관심을 보일 관객이 있다면 이 또한 대단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영조라는 조선의 임금을 상당히 깊게 파고든 책이다.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넣고 죽이고, 손자인 정조에게 왕위를 물려준 것은, 사실 역대 한반도의 역사에서 그리 크나큰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반도를 넘어 세계사에서도 이같은 일은 숱하게 일어났으니 말이다. 비록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해도 권력 앞에서는 무의미한 관계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영조하면 탕평책과 사도세자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있다면 정실이 아닌 미천한 출신의 무수리였던 그의 어머니에 대한 컴플렉스가 평생을 따라다녔다는 것도. 많은 임금들이 그러했든, 즉위 초반에는 선정을 하거나, 평균 정도의 정치 실력을 보여주었다. 말년에 가서는 그간 형성해왔던 여러가지 것들을 자기 손으로 무너뜨리기도 재건하기도 하는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도 보여주면서.
이 책은 정치 10단인 영조의 파란만장한 업적들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영조가 왜 그런 평생을 보냈는가에 대해 집중하는 책이다. 흔히 정신분석학에서 쓰이는 과거로의 회귀로써, 그의 왕세자 시절에 받았던 영향이 평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한 사람의 유년기가 어떠했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 전체가 좌지우지되는 만큼, 이같은 시도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했던 인물이었던 영조, 수많은 조선의 임금 중에서 꼭 영조만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만큼 오래 집권한 이는 그 전이나 후에도 없었다. 조선의 절대 권력자로써 살아가기 위해서 애쓴 그의 왕세자 시절의 흔적들이 담겨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