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재발견 - 내 속에 감춰진 진짜 감정을 발견하는 시간
조반니 프라체토 지음, 이현주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분명히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영부영 쓸데없는 일들만 가득하긴 해도 나름의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허나 갑자기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우울함에 묻혀버렸다. 벗어나보려 웹툰도 보고, 유머도 보고, 청소도 하고, 책도 읽고 갖가지 몸부림을 쳤으나 기분은 여전히 다운된 채다. 이런 상태에서 이 책의 서평을 쓰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할 지도 모르겠다. 


감정은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차분하게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성만으로만 점철된 인간이 있다면 그는 분명 정상적인 범주의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싸이코패스라는 괴물이 생겨나는 이유는 정확히 알지만 감정이 그만큼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만 보면 요즘 한창 유행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같은 테라피 책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나도 그랬으나 책소개를 보니 전혀 그런 책이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과학자로 뇌의 신경구조를 통해 감정을 분석하는 책이다. 문득 감정이 치솟을 때는 자신조차도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를 때가 있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와 결과를 통해 과연 감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과학적인 태도로 접근해 파헤치고 있다. 여기까지 읽으면 아 그럼 뉴런이 어쩌고 저쩌고 완전 지겨운 뇌과학책이로구만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허나 속단하기엔 이르다. 저자는 본업은 신경과학자이지만 철학과 인문학에도 조예가 깊다. 책의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은 신경과학과 철학, 인문학의 집합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감정에 대해 이만큼의 책을 찾기도 쉽진 않을 정도로 책의 내용은 풍성하다. 376페이지에 이르기에 읽기가 힘겨울 경우엔 나눠서 읽는 것도 괜찮다.


그렇다. 지금 내 기분이 우울하고 다운되어 있는 건 내 머릿속에 싸여있는 이놈의 뇌 때문이다. 나름의 기준에서 얇지만은 않은 이 책에 그렇게 나와있었다. 그저 뇌 때문에 지금의 상태가 된 것을 알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책의 소개를 보고 평소에 궁금했던 감정의 여러가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은 맞았다. 그저 두리뭉실하게 기분을 달래보세요란 식의 책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감정에 대한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정말 제목대로 감정의 재발견을 하게 된 것은 좋았다. 그런데 실천이 잘 안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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