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과 설탕이 뚝뚝 떨어지는 궁정풍 판타지 bl입니다. 공과 수 사이 애정행각은 모자람없고, 공과 주변인의 능력도 뛰어나서 걱정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 안에도 사랑의 방해물... 은 있지만 공 이하 등등의 능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서 평지처럼 걷습니다. 그래서 긴장감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적은 손맛이 있어야하는 취향이지만, 풍랑없이 꽃길만 걷기를 바라는 분 취향에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사회초년생, 아니, 사회신생아 천재마법사와 보모로 강제발탁된 기사님이 왕가의 암투에 휘날리며 사내연애로 가기까지의 여정입니다. 능구렁이로 가득찬 왕성에 낙하산으로 들어온 해맑은 천재마법사가 사건사고를 치면서 그렇게 능력이 많으니 이리저리 이용되고, 상사가 된 기사는 마법사를 임시보호하는 새끼고양이처럼 챙기고 이용당하지 말라며 화내는 일과를 보냅니다. 그렇게 권력싸움에 휘날리는 낙엽인줄 알았던 여주가 오래전에 권력싸움에 관계된 자신의 깊은 상처를 알게되고......궁중암투치고는 전체적으로 평화롭고, 판타지 느낌이 물씬 나는 소설입니다. 로맨스 요소는 적지만 판타지소설과 로판 사이 정도?세세한 설정들이 복선이라고 생각못하고 있다가 회수되어서 좋았습니다. 호의 속에서 해맑게 자란 여주가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호의가 복잡한 파생적 결과였고 사슬이었는데 다시 받아들이는 여주에 평가를 상향조정했습니다.복수가 지금껏 흐른 피를 생각하면 가벼워서 아쉽지만, 그정도로 가벼워야 행복할 수 있는가 싶었습니다. 원래 생각했던 피의 복수의 결과는 아델이 생각했던 처벌보다 큰데다가, 현재 복수가 끝나야 따라올 부차적인 보상을 생각하면지금의 복수가 끝날때까지 조촐조촐 지속적으로 원수놈을 외전처럼 괴롭혔기를 바랍니다.
동양풍, 애달픈 분위기에 잔잔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분은 좋아할 전체적으로 처연미가 넘치는 소설. 동양풍치고 글이 깔끔해서 가독성이 좋다. 주커플도 서브커플도 수가 애달프다. 양쪽다 수가 수동적이다. 주커플보다는 서브커플이 개성적이었는데, 불쌍한 등륜은 남녀가리지 않고 계속 치정과 정략으로 엮여서 참으로 팔자가 사납고 불쌍하다. 주스토리를 이루는 부스토리는 많지만, 사건들이 잘 안 겹친다. 많은 등장인물이 있지만, 주조연인물도 역동적으로 활약하다가 어느새 사라져 복선이나 반전이 거의 없는 편이고 동양풍치고는 정략싸움이 단순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천년초는 떡밥인가 싶어 끝가지 기다렸는데 그냥 맥거핀이라서 복선이나 반전을 좋아하는 취향엔 별로일듯
망마니 천왕이 아기여우에게 지켜지는 이야기랄까요. 하찮고 귀여운 아기여우와 내숭을 떨면서 물고빠는 공의 투닥투닥거리는 모든 장면이 흐뭇하기도 하지만 스토리 자체도 좋았습니다. 전생의 업보와 운명으로 모래 위의 성처럼 위태로운 관계에 공은 좌절하고 멈추지만 단순명료 천진난만한 우리 아기여우는 무서운 걸 모르고 쫄랑쫄랑 공을 구원해주는 장면이 얼마나 대견하고 흐뭇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