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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아기와 나 오리지널 (총18권/완결)
라가와 마리모 (저자) / 대원씨아이 / 2022년 1월
평점 :
이 책을 접하고 완결을 본 것이 98년쯤 이었으니..
참 오래묵은 책이다 라는게 오리지널판을 본 첫 감상.
옛날 새파란 표지가 인상깊은 투박한 종이책을
이제 화사하게 밝은 표지의 전자서적으로 펼쳐보게 되었다.
약간 놀라운 점은, 내용을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나가면 점점 기억이 선명해 지면서
다음 전개를 떠올리기 쉬워지는구나 하는 자신에게의 놀라움이 하나, 또 옛 번역맛을 살리면서 지금 다시 읽어도 무리없게 다듬어낸 번역가를 향한 놀라움이 하나였는데.
초판이 나올 무렵은 일본문화 개방도 안되던 시절이었으니
사실 그때 읽을 수 있는 작품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정발을 해냈던 여러 책들이, 참 대단한 고생을 거쳐서 들어왔겠거니 하고
괜시리 회상하게 된다.
쓸데없는 옛날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아기와 나 라는 책이 회상에 얹혀져서 진행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가족이 어머니를 잃으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그로 인해 생긴 변화에 대응하는 남은 세 가족의 분투기를
그리는 일상물인데, 현재 닥쳐있는 여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액션이 주를 이루는 내용이라, 과거 회상과는 연이 없는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 추가되는 주변 인물 면면, 그리고 일상 중 벌어지는 사건에서의 소소한 단서(?)들이 어머니를 반복해서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비친다.
이 티 나지 않는 빌드 업은 후반부에 어머니가 살아있을 무렵을 다룬 과거 에피소드에서 감정을 움직이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 과거 에피소드를 구성 마지막에 두지 않은 점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장점 중 하나인데,
진이네 가족은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현재를 행복하게 여기고 힘껏 살아가고 있다는 모습을 그려주어서, 어떤 식으로 열린 결말이 오더라도 미래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남겨주었으니..
여하튼 초반에 살짝 허전하게 느껴지는 오래된 책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개성 강한 등장인물이 빈 곳을 잘 메워주면서 이야기를 두툼하게 만들어주는 전형적인 좋은 작품이었다.
오랜만에 즐거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참 기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