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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섭이 가라사대
손홍규 지음 / 창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위악을 떤다.
일부러 악함을 가장하고 있다.
누가?
우선은 '손홍규'라는 작가가 그러하다.
사진을 보면 그리 악하게 생기지도, 그렇다고 날카롭지도, 신경질 적으로도 보이지 않는데.
어쩌면 그것도 위장일지 모르겠다. 그래, 소설가니까.
험한일을 많이 겪고, 많이 당한것 같다. 물론, 소설을 읽을 때, 작가론적 관점에서 읽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건, 당하고 싶지 않아서다. 요즘말로 낚이고 싶지 않아서이지만, 사실
어쩌면 난 철저하게 낚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어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좋은, 아니, 좋은은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소설은
될수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한 생각도 해본다.
소설 속의 인물들이 내뱉는 말들, 행동들, 그리고 욕지거리들이
사실은 내가 하고 싶었던 욕인지도 모르겠는데. 처음에 거부감부터 든 이유는
그동안 나는 '위악'을 떤다고 생각하면서도 '위선'을 떨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참으로 묘한 작가다.
참으로 묘한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참으로 저급하고, 참으로 구질구질하며, 참으로 어이없는 사람들이
싫고, 짜증나고, 이런 걸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계속 읽고 있는 이유는...
소설이 가지는 진실성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처음에는, 책 속의 사람들이 부끄럽다가, 다시, 소설가의 얼굴을 펼쳐 한번
보고 의아해 하다가,
나중에는 왜 내가 부끄러워지는 것일까.
희안하다.
재미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