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구매한지 약간 됐지만 뭐랄까, 소화가 안 되서 감상은 늦게 씀.

추리소설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서양쪽과 우리나라의 추리소설 역사를 아주 살짝 보여주는 책. 살림지식총서답게 가볍게 읽기 편하긴 한데... 으흠.

초반 작가의 추리소설에 대한 정의가 좀 거슬렸다고 할까? 난 추리소설에 대해 잘모른다(그래도 읽긴 꽤 읽은 듯? 일본 쪽 빼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이유는,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 자체를 못 견디기 때문이다. 왜 그러냐면, 범인이 누군지 궁금해 죽겠는데 어떻게 끝까지 보냐?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봐도 일단 사건이 발생하면 맨 뒷장을 넘겨봐서 범인을 확인한다(...) '추리하는 과정'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건데, 내 생각에도 이건 추리소설의 팬이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물론 독자가 어떻게 읽든 자기 맘이긴 하지만. (그래서 내가 범인을 보여주고 시작하는 쪽을 더 읽은 건지도...)

난 이렇듯 추리소설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긴 한데, 거슬리는 면이 확실히 있었다. 저자가 추리소설과 순수문학의 경계를 피에르 수베스트로와 마르셀 알랭이 합작해서 쓴 '팡토마스' 시리즈를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데, '구성과 작의까지도 독자의 구미에 맞게 변형돼 문학 및 예술적 효과를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점이나 '단지 이야기일 따름이라는 생각' 등 때문에 '고급스러운 문학'이 못 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난 저자의 이런 점이 마음에 안 들었다. '대중문학'에 대한 내 기본적인 생각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왜 모든 문학이 고급스러워야 할까? (그 '고급스럽다' 또한 여러가지로 기준이 나뉜다) 왜 독자의 기호에 맞춘 글을 쓰면 안 될까? 왜 단지 이야기로서만 작용하며 안 될까? 모든 문학이 순문학이 될 필요는 없다. 순문학같은 상황이 될 필요가 없다. 대중문학은 말그대로 '대중문학'이라는 이름 자체에 부합해야 된다ㅡ라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선'을 너무 넘는 건 문제가 있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선'과 내가 생각하는 건 좀 다른 듯 싶다능. 

저자의 생각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추리소설이든 뭐든간에, '대중문화(문학이 아니다)'라는 것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 잘 아니까. 하지만 난 바로 '그런 상태'도 괜찮다고 보기 때문에 (물론 다 괜찮은 건 아니다-ㅅ-) 이 책을 다 소화시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더 높은 질의 추리소설을 바라는 저자의 '핵심적인 주장'은 물론 공감하지만. (궁극적으로 저자는 저 말을 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중)

추리소설에 대해 일반 사람(?)이 보기엔 그냥저냥 읽기 괜찮은듯. 추리소설 광팬이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반응이 궁금하다능... 
 

20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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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세계
정규웅 지음 / 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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