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살고 싶은 그대에게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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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 때면 항상 그의 책을 찾게 된다. 방황하던 시절, 동네 도서관에서 우연히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집어든 이후로, 지친 상태에서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면 언제나 떠오르는 사람이 구본형이었다. 그의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에서 어떤 불씨가 당겨져 다시 살아가게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기계발서 무용론을 펴면, 나는 자기계발서에도 급이 있다면서 반박했다. 그럴 때 언제나 예로 들었던 것이 구본형의 책들이었다.

 

  그가 어느날 세상을 떠났다. 한참 바쁜 시기라 제대로 애도의 시간도 갖지 못했다. 그러던 중 여유 아닌 여유가 생기고, 또 다시 마음이 힘들어지자 나는 서점에서 그의 이름을 다시 검색해 보았다. 그렇게 우연히 발간을 알게된 이 책은 사후에 그가 쓴 편지를 모아서 낸 책이다. 주변 사람들(아마도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들인데, 그의 마음과 지혜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편지들이다. 그가 타계했다는 사실과 그리움이 섞여 편지를 읽으며 묘한 감정이 느껴진다. 아버지 전상서, 신에 대한 이야기, 나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는 몰랐던 그의 개인적인 면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제는 그의 새로운 책이 발간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그에 대한 그리움과 목마름을 더 시원하게 적셔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일단 분량이나 정성에 비해 비싸게 느껴지는 책의 가격이 아쉽다. 제자들이 그에게 쓴 편지를 같이 싣거나, 그의 다른 글들을 함께 싣거나, 제목마다 반복되는 똑같은 편지지 사진보다는 변화경영연구소를 하면서 했던 활동들을 나타낼 수 있는 사진 같은 것을 썼더라면 더 정성스러운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사실 이것이 발간되는 그의 마지막 책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에 이런 생각들이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읽을 그의 책들이 남았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누구에게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이상향이 필요한 것 같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드는 사람. 나태하거나 오만할 때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인생 자체가 어떤 하나의 불씨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일으켜주는 사람. 분명히 구본형은 나에게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다.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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