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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두 번째 이야기 : 인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 혁명 - Think Harder! ㅣ 몰입
황농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평점 :
긍정심리학 분야에서 평생을 연구한 칙센트미하이 박사가 내린 결론은 인간은 '몰입'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었고, 국내에서는 황농문 교수가 몰입 이론을 활발히 전파(?)하고 있다. 사실 사람이 여유 있고, 마음이 넉넉하고 여가 시간도 많은 유유자적한 상태에서 가장 행복할 것 같지만 막상 방학이 되면 개학이 기다려지듯 그 상태의 만족도와 행복감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은 의외의 사실이다. 그렇기에 무언가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는 몰입의 삶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나의 경우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을 소소하게 일상에서 즐기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고 있었지만, 사람에게는 그런 균형 잡히고 여유 있는 상황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특히나 젊은이에게는. 저자인 황농문 교수와 같이 주변을 몰입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조성을 하고 그곳에 빠져들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 시기 분명 달리기를 할 때의 러너스 하이와 같은, 땀을 흘리며 느끼는 행복감을 맛볼 수가 있었다.
몰입이 건강하게 일적으로 적용된다면 매슬로우가 말한 자아실현에 한발짝씩 다가가는 기쁨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하지만 그 기회비용 또한 만만치 않음을 몰입을 제대로 시도해본 사람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몰입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데이트나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같이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은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방해하는 '침입자'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인생의 가장 큰 기쁨도, 가장 큰 슬픔도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인데...
간절히 원하는 한가지에 푹 빠지는 몰입은 적절한 환경이 주어졌을 때 인간을 자아실현으로 이끌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의 중간중간 우리의 일상을 행복하게 채워주는 것은 사랑, 사람,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삶의 질은 많은 부분에서 '나'가 아니라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이니까. 몰입이 향하는 방향과 중요한 사람과의 만남을 간과한 몰입은 오히려 인생을 스스로 착취하고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몰입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아주 유용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인생에서 하나의 목표를 잡고 매진해야 하는 시기에 읽는다면 특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상의 행복'과 '사랑과 사람'같은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에 대한 언급이 너무나 부족한 점이 아쉽다. 대학 교수의 몰입하는 삶의 방법론을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 책을 읽고 몰입과 인생의 균형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였는데, 직접적인 답을 주지는 않지만 <실행이 답이다>라는 책에서 많은 간접적인 힌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몰입을 삶에 적용하려 하지만 잘 안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