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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이가 간다! 2 - 고기를 좋아하는 동물 ㅣ 개똥이네 책방 12
최현명 지음, 윤보원 그림 / 보리 / 2012년 5월
평점 :
엄마, 사람이 호랑이 이겨? 사람이 호랑이보다 힘 쎄?"
그림책을 보던 여섯 살 아이가 내게 묻는다.
"아니, 못 이겨."
아이가 보는 책에 뭐가 나왔길래 저런 질문을 하는 걸까? 아이 책을 들여다봤다. 사냥꾼 여럿이 총으로 호랑이를 잡은 그림이다. 호랑이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이유로 사라졌는지 그림으로 설명돼 있었다.
아이가 보던 책은 보리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킁킁이가 간다! 2>. 이 책은 윤보원 선생님이 그림을 그렸고 최현명 선생님이 글을 썼다. 우리나라 야생동물 중에 고기를 좋아하는 수달, 삵, 호랑이, 여우, 족제비, 늑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는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캐릭터 '킁킁이'가 나온다. 킁킁이가 앞서 언급한 일곱 동물 친구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을 읽는 이에게 알려준다.
구수한 사투리의 수달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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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장면에서 킁킁이가 동물 친구인 생쥐와 함께 섬진강에서 물고기를 구워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헤엄을 잘 치는 수달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수달이 바위 위에 똥을 누고는 강으로 풍덩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킁킁이와 생쥐가 "똥똥 누구 똥 비린 냄새나는 똥 어디 어디 눴나 바위 위에 눴지!"라는 노래를 부르고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춤을 춘다. 노래 소리를 들은 수달이 킁킁이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아, 난 킁킁이. 그러는 댁은 누구?"
"워메, 노래를 참말로 잘하는구먼. 나는 수달 아줌마여."
"헤헤, 수달 아줌마 어디가요?"
"물고기 잡으러 가제."
"야, 재미있겠다. 같이 가요!"
"자, 내 꼬랑지 꼭 잡아라잉!" (본문 9쪽)
천천히 읽어보니 수달 아줌마는 구수한 사투리를 쓰고 있다. 수달 아줌마의 사투리 덕분에 책이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니 아이들은 수달 아줌마와 킁킁이 말투가 재미있다며 깔깔 웃는다. 책 속에는 수달이 무엇을 먹는지, 어디서 사는지, 태어난 새끼는 어미에게 무엇을 배우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코 후비는 킁킁이, 참 귀엽네
킁킁이가 수달 다음에 만난 동물은 삵이다. 그런데 킁킁이가 삵을 만났을 때는 꼬무락거리면서 코를 파고 있었다. 그래서 킁킁이 동물친구인 생쥐가 킁킁이에게 한 마디 한다.
"거참, 그만 좀 후벼. 다 후볐냐?"
"응, 시원해." (본문 20쪽)
이 내용을 읽어 주니 아이가 막 웃는다. 여섯 살 막내도 손가락으로 코를 잘 후빈다. 자기처럼 행동하는 아이가 책에 나오니 재미있고 웃긴 듯하다. 그런데 코 후비는 킁킁이 바로 뒤에 있던 삵이 킁킁이 머리를 잡으며 확 덤빈다. 킁킁이 머리에 있던 생쥐는 깜짝 놀라서 아기 삵에게 따진다.
"소리도 없이 나타나면 어떡해! 놀랐잖아."
킁킁도 아기 삵에게 묻는다.
"아기 고양이인가 봐."
"나는 고양이가 아니라 삵이에요. 엄마가 사냥할 때 소리없이 다니라고 그랬어요."
"근데 왜 혼자야?" (본문 20쪽)
킁킁이가 아기 삵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아기 삵의 어미는 차에 치어 목숨을 읽었다고 한다. 킁킁이는 아기 삵의 홀쭉한 배를 보자 아기 삵이 불쌍했다. 그래서 아기 삵에게 어미에게 배운 대로 차근차근 사냥을 해보라고 한다. 그림책 속의 삵과 고양이는 진짜 모습이 많이 닮았다. 삵은 귀가 뾰족한 고양이와 달리 귀 끝이 뭉툭하다. 그리고 꼬리도 가늘고 길어 바깥으로 말린 고양이 꼬리와 달리 솜방망이처럼 안으로 꼬리가 말려 있다.
킁킁이가 걱정을 했던 책 속의 아기 삵도 어느 새 자라서 사냥 기술도 익히고 물가의 새도 잘 잡는 멋진 삵이 됐다. 그래서 킁킁이의 도움이 필요 없어진다.
1년에 28마리 맷돼지 사냥하는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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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이가 다음에 만난 동물은 바로 호랑이. 그런데 호랑이 내용 중에서 가장 놀란 것은 바로 호랑이는 하루 6kg의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 1년 동안 100kg 짜리 멧돼지를 28마리나 먹는 셈이란다. 대단하다. 그렇게 고기를 많이 먹으려면 매일 사냥하느라 호랑이가 너무 바쁠 것 같다. 게다가 어린 호랑이까지 먹여야 하는 어미 호랑이는 얼마나 많이 사냥을 해야 하는 것일까. 어미 호랑이는 사냥하느라 고생이 많을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고기 먹는 동물에 대한 자세한 학습 정보도 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만화책과 같은 재미도 준다는 것이다. 킁킁이와 동물들이 하는 대화는 꼭 만화책처럼 재미있다. 이런 구성 덕분에 우리 집 여섯 살 막내도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도 키득거리면서 재미있게 책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