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뒤흔든 금융권력 - 정치권력은 어떻게 한국 금융을 지배했는가
윤재섭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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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금융에 무지하다. 관심도 없었다. 왜냐면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나라 이야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영학을 전공했으니, 금리 변동에 따른 물가나,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는 관심을 갖는게 당연했지만, 보험회사나 은행이 내세우는 소위 '고객을 위한 상품'들이 모두 그들의 호주머니를 불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확신을 갖고 나서는, 최대한 관심을 갖지 않으려 일부러 노력했다.

그런데, '한국을 뒤흔든 금융권력'이라는 제목을 접하고 나서는 꼭 읽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바로, 학교에서는 전혀 배워보지 않았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역사시간에 근대사를 배웠고, 경제시간에 경제학의 발전사를 배웠지만, 금융업에 대한 역사에 대해서는 배워본적이 없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때마다 나오는 금융기관 수장의 교체소식(물론 대부분의 공기업이 그렇지만..), 그리고 정권의 기호에 맞게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정책(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에 대해 관심을 갖다 보니, 정치와 금융이 어떤 공식으로 묶여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의 내용전개는 '금융산업의 문제점 제기 →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의 금융 위에 존재하는 정치권력 → 금융시장의 발전상 제시' 로 이루어진다.

도입부서부터 적나라하게 파헤쳐지는 금융역사의 민낯은 예상보다 더 낯뜨거웠다. 군부독재시절, 공화당 창당 자금마련을 위해 주식시세를 조종해서 증권거래소가 지급불능상태에 이르게 된 일이나, 1961년 일반은행(조흥, 제일 등)의 대주주들에게서 은행을 빼앗아 정부의 통제 아래로 귀속시킨 일들이 그렇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재들이 모여 있는 집단인 금융시장이 왜 이렇게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지 못하고,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무를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 이유는 관치의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금융업을 이끌어갈 인재가 양성될 수 없었고, 정치권의 입장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금융기관들...군부세력에 압살당하느라 자율성을 구속당하고, 시대를 뒤흔든 사기사건으로 인한 추락한 신뢰도 등...

이 모든것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책속에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금융황제라 불리던 이원조의 이야기, 이철희,장영자의 어음사기사건, 국제그룹 해체 사건,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등..

역사속의 이야기라 듣고 흘렸던 이야기를 눈으로 보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금융역사가 짧은 시간에 굉장히 많은 일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금융실명제를 필두로 금융 선진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했던 문민정부 역시 과거의 관치 및 금융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자가 썼다는 점이다.

금융현장에서 생생히 보고 들은 기록들을 토대로 들추지 않아도 될 이야기들까지 모두 까발리면서까지 저자가 알리고 싶어했던 것.

그것은 바로 금융업의 비리를 파헤쳐서 득을 보자는게 아니라, 미래의 금융선진화를 위해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대비해야 할 금융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싶어였던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업이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금융 회사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에 격한 공감을 하며,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 할 수 있는 금융업에 대해 알게 해주어서 매우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어쩌면, 금융업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취준생들에게도 배경지식을 위해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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