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정말 우리 삶속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소울푸드가 바로 라면일진데...생각해보니 나조차도 정말 무시하고 무관심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말미에 나와 있는 라면의 역사를 보면, 2014년 세계 라면 판매량은 1,027억개가 넘었다고 한다. 70억 인구가 한해 평균 15개씩 먹는것이다.
우리나라는 35.9억개의 소비로 통계 발표 이래로 한번도 1등을 놓친적이 없다고 한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자 이제, 라면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다. 책을 펼친다.
이 책은 무라야마 도시오 라는 일본인이 쓴 책이다.
저자 소개 글을 보니 한국인보다 한국인을 사랑하는 일본인이라 되어 있었다.
라면에 얽힌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과, 신뢰구축에 대해 밝히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참, 이 책을 읽고싶었던 결정적인 이유 하나는 김정운 소장(여러가지문제 연구소장님)님의 익살스러운 추천사도 한몫했다.

'라면값이 싸다고 라면이 가지고 있는 문화사적 가치까지 그렇게 무시하면 정말 안되는거다'
'다 읽고 난 후에는 라면냄비 받침대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어본다. 추천사를 읽고 가볍게 펼쳐 보았던 내 마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이 책의 전반부는 일본 묘조식품의 오쿠이 기요스미(등장인물 모두 작고하신 분들로 '故' 는 생략한다)가 라면을 개발하는 과정이 소개되고, 삼양식품의 전중윤 사장님이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라면개발을 꿈꾸게 된 계기가 묘사되고 있다.

제일생명 6대 사장으로써 본사 앞의 남대문 시장을 들렸다가, 단추조각, 담배꽁초가 들어있는 미군이 먹다버린 잔밥을 '꿀꿀이 죽'이라며 줄지어 사먹던 광경을 보게된 전중윤 사장은
'식족평천 : 배불리 먹어야 세상이 평화롭다'는 이념을 갖게 되고, 식품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후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밀가루로 면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유지회사를 세우게 된다.
하지만 라면개발에 어려움을 느끼고, 일본의 선진기술을 배우고 싶어하지만, 한일 양국의 경직된 관계와, 외화부족으로 고비를 맞게 된다.

그 와중에 김종필 중장정보부장의 도움으로 외화 5억달러를 원조받고, 일본에 건너가 묘조식품의 오쿠이 기요스미 사장을 만나게 되고,
오쿠이 기요스미 사장은 전중윤 사장의 인품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 반하며, 낮은 가격에 설비를 제공하고, 스프 제조법까지 쪽지로 제공하는 호의를 풀게 된다.

이것이 '라면이 바다를 건너게 된' 역사이다.

지금은 농심(옛 롯데공업)이 라면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지만, 라면의 역사는 삼양이 시초였다.

전후 우리나라 식량사정이 좋지 않았을때, 배를 채울수 있게 해준 라면.
주중 한끼정도는 의례히 해먹게 되는 라면,
남자라면 군대에서 먹었던 가장 맛있는 간식으로 기억되는 라면(초코파이보다 더)
일요일에는 아빠를 요리사로 만들어주는 라면.
얼큰히 술에취해 들어와도 항상 잠자기전에 한젓가락 들게 만드는 라면.
과음으로 인해 속이 쓰려도 한그릇이면 어떤 약보다 해장이 잘 되는 라면.
마트에 가면 꼭 한봉지씩은 사야만 하는 라면.

라면에 얽힌 한일 두나라의 역사에 대해 알고난 지금은...
내가 기억하는, 라면과 마주치는 모든 순간들에 대해 감사하게 되었다.

비록 '라면 받침대'로 쓰이면 그만인 책이지만, 사소한것에 감사할 줄 알게 만드는 고마운 책을 읽게 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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