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사라진 학교 [스포 포함]

시험이 사라진 학교 ㅣ 마름모 청소년 문학
소향 외 지음 / 마름모 / 2023년 8월

네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학교이야기를 한다.

한 가지 공통점은 국어, 영어, 수학 등을 시험보지 않는다.

나의 유토피아 방문기는 학생들이 시험을 위해 시간을 쏟는 대신에 음악이나 자신들이 원하는 활동을 한다. 시험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았던 주인공이 시험이 없는 학교의 평행 세계에 들어가서 느끼고 한 선택이 인상적이다. 반전이 현실적으로 있어서 씁씁하기도 하지만, 시험이 있어도 본인의 선택에 따라서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김민준 던전 일기는 표지만 보아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sf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던전에 가서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 학생들이 파티원을 모으고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평소에 던전에 관한 소설을 읽지 않았는데, 짧게나마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띠링, 이름표가 울리면은 시험이 없는 대신에 품행으로 점수를 매기는 학교이다. 수업을 잘 듣고 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면 높은 점수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점수를 매기는 선생님이 사라지면 학생들은 성실했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본래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시험 점수는 없지만 대신에 학생들은 여전히 품행 점수로 차별을 받는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품행 점수로 점심시간이 정해지는 것이다.

마더의 결단은 마더라는 인공지능이 인간들의 질서를 유지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그곳의 학생들은 로봇 교장 선생님의 지시를 받으며 시험 같이 인간들끼리 경쟁하는 일들은 하지 않는다. 시험이 없어지면 좋은 거 아니야 하는 것은 시험을 모르는 학생들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인공지능의 감시를 피해서 모여 시험 보기를 스스로 정한다.

다양한 학교의 모습과 그 안의 시스템에 대한 각자의 시선을 읽으며, 꽤 오래전에 고민했던 시험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학교의 시험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학생들의 자유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중요하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100자평] 유품정리사

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정명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5월

재미있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3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3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8
박하익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0년 10월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 [3]이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부제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하지만 특별한 부제가 없었다.

 
3편의 표지는 전편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음산한 느낌을 주는 배경의 가운데에 안쓰러워 보이는 소녀가 시선을 끈다
공포나 환상문학에 어울릴 법한 표지에 약간 이질감을 느꼈다.
 
하지만 표지에 의도한 뜻이 있었던것인지. 3편은 여러장르에 추리스릴러를 가미한 10편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그렇게 생각하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추리 스릴러를 포함한 장르로 구분해 보았다.

<무는남자>는 학교추리물

<잠만 자는 방>은 드라마적 성격이 강한 스릴러
                        (개인심리도 있지만 드라마적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전철 수거왕>은 개인심리를 따라가는 정적인 스릴러, 단어선택이 특이하다.

<혈의 살인>은 전작의 연장선에 있는 역사 추리물

<밤의노동자2>는 테레범을 쫒는 전통적 스타일의 추리스릴러

<크라이 펫>은 SF특성이 강한 스릴러

<그때 그 만화가는 거기 없었다>는 두 사람의 심리를 따라가는 정적인 스릴러

<좋은 친구>는 드라마적인 성격이 강한 추리물

<당신의 데이트 코치> 사이코드라마적 성격이 강한 스릴러

<화성 성역 살인사건>은 역사추리물


일반적인 추리스릴러 소설은 <밤의 노동자2>라고 생각된다.
서로 비슷한 특징이 있는 작품이 있어서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다.

<무는남자> - <밤의노동자2> :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다루고 있다.

<잠만 자는 방> - <좋은 친구> - <당신의 데이트 코치> : 드라마적 성격이 강하다.

<전철 수거왕> - <그때 그 만화가는 거기 없었다> :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

<혈의 살인> - <화성 성역 살인사건> : 역사 추리물이다.

<크라이 펫> : SF 성향이 강하다. 사회문제적인 측면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추리스릴러 단편선이 시리즈로 계속 나온다는게 인상적이다.

두명의 목격자~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2 - 두 명의 목격자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3
최혁곤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9년 7월

휴가때 읽을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들렸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책 내용을 말하기 전에 표지가 정말 예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미미여사 책만 사려고 했다가 집어든 이유도 바로 표지 때문이었다. 거기다 부담없는 단편집이라는 ㅎㅎ  

전체적으로 재미있었다. 특히 고대 이스라엘과 시카고가 나오는 두 단편들이 눈에 띄었다. 와~ 우리나라 사람도 이렇게 외국을 배경으로 쓸 수 있다니 처음 알았다. 예전에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를 무대로 하는 단편도 있어서 깜짝 놀랐다. 사실 캐셔들 중에는 손님을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말 그 중에 살인자를 골라낼 수 있을까? 딸의 죽음 앞에서 고뇌하는 형사가 나오는 이야기도 있었다.  

첫 번째 단편인 두명의 목격자는 일본소설 “나는 지갑이다”를 살짝 연상시켰다. 서로 죽고 죽이는 두 사람 너무 불쌍했다. 두명의 목격자라고 그래서 목격자가 나와서 진술하는 내용인줄 알았다. 두 명이 맞긴 맞지만 그 두명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 다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소설이 실제 상황이 되어버린 미스 클리너도 흥미로웠다. 어떻게 이 어려움을 빠져나갈지 무척 궁금했는데 재치있게 빠져나가는 장면을 보고는 속으로 한참 웃고 말았다.

아버지가 아들의 복수를 하는 슬픈 소설도 있었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병에 걸린 아버지가 차근차근 복수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살짝 났다. 마지막에 나오는 순결한 순례자라는 단편은 어릴 때 읽었던 삼포가는 길을 연상시켰다. 차이점이라면 혼자라는 정도   

과거로 돌아가는 주인공의 쓸쓸한 모습에 눈길이 갔다. 그리고 왜 그렇게 슬퍼했는지 이유를 알았을 때는 불쌍해졌다. 고구려가 나오는 단편도 있었다. 처음 시작하자마자 자기가 죽을거라고 했던 사람이 정말로 죽어버렸다. 예고 살인인가?  셜록홈즈랑 와트슨을 연상시키는 콤비가 나오는데 와트슨처럼 보였던 사람이 더 활약했다.  역시 단편은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끌리지 않는 단편은 그냥 패스하면 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