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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ㅣ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평점 :
십이국기를 처음 알게 된건 굉장히 오래 전이었다. 그땐 책보다는 애니로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사실 애니도 처음부터 그다지 끌리던건 아니였던걸로 기억을 한다. 다른 주인공들과 달리 여자인데다가 심지어 외모도 한때 내안의 미추의 기준이었던 피부의 색이 희지도 않고 까무잡잡한 얼굴에 검을 휘두르며 다니며 본격 서바이벌!을 몸소 보여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던것 같다. 또 주인공 요코가 한때는 민폐라 생각했는데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와 관련이 없다 이런 말을 초반에 줄곧 해왔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현실적인 여고생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눈치 못챘었는데 이거 성장소설의 키워드도 있었다.
이 세상 누가 갑자기 괴물에게 습격당하고 다짜고짜 계약을 청하고 이계에 떨어져서 습격과 배신의 연속에서 제 정신을 차릴 수 있다는 말인가. 여하튼 내 기억 속에 명작의 반열에 올랐던 이 작품을 다시 책으로 보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전에 나온 책은 이제는 구하기 쉽지도 않은 데다 오역의 난무라는 소리를 듣고 어느 출판사에서 나중에 십이국기가 완역본으로 나오면 재출간 해준다는 소문을 듣고 그것만 마냥 기다렸는데 그 출판사가 엘릭시르라는 사실이 조금 기쁘기도 한 심정이다. 좋아하는 작품인 빙과시리즈를 디자인도 그렇고 하드커버로 예쁘게 내줘서 한창 내 안에서 주가를 올리던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서평 책과 예약판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현재 완역본 표지가 나오고 예약판매를 받고 있는데 표지에 대해서 말이 이래저래 많은 것 같지만 나는 딱히 나쁜것 같지 않아 만족이다. 물론 이것이 기존 독자들에게 호불호가 한번 갈리고, 새로운 독자들이 선뜻 손을 뻗기에는 난이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라이트 노벨같은 표지가 조금은 물씬 풍기는것을 부정할수 없으니, 차라리 커버표지로 해서 안에는 가제본처럼 문자만으로 이루어진 깔끔한 표지가 들어있어도 꽤나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붙여 이번에 예약 이벤트로 코스터를 세트를 증정해주는 걸 보면 기존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지 않을까. 가격적인 면에서도 듣자하니 이전 책으로는 1,2권 분량을 한권에 넣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딱히 비싸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1권의 몰아치는 전개가 아주 맘에 든다. 요코가 검 한자루만 가지고 타지에 떨어져서 살아남기 위한 그 여정에서 스스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자신의 내면이 실은 어땠는지 깨닫고 또한 배신당하고 배신하려하며 어떻게는 살아남아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만 가지며 상처받다가 마침내는 진정한 자신으로 거듭다는 모습이 애니를 보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한마디로 아주 좋아!
다만 어느 블로그에서도 말했듯이
"어전에서 떠나지 않고, 충성을 맹세할 것을 서약한다."
"어전에서 떠나지 않고, 소명을 거스르지 않으며, 충성을 맹세할 것을 서약드립니다."
위에는 요코와 게이키가 처음 만났을 때 나름 급조로 맺은 서약의 언어고
두번째는 맨 마지막 장에 성장한 요코에게 다시한번 서약을 맹세하는 게이키의 말인데 초반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왕인 요코에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듯 딱딱하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장한 요코에게는 좀 더 정중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이것도 좋지만 두사람의 인연이 더 강하게 느껴지도록, 당신의 곁을 떠나지 않고~ 라던가 다른 말로 대체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제본이니 만큼 어느정도의 오탈자나 비문은 넘어간다 쳐도 개인적인 아쉬움이 드는건 고유 이름의 표기. 빙과에서도 그랬지만 이전까지는 치탄다 에루가 지탄다 에루로 번역된 점, 그렇기에 이번에 케이키도 게이키로 적힌게 아쉽다면 꽤 큰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이게 틀렸다는 것은 아닌데 개인적인 어감이나 익숙했던건 이전의 발음이기 때문에, 여기에 솔직히 말하자면 게이키보단 케이키가 훨씬 부를때 예쁘다 생각하기 따름이다. 치탄다 에루를 돌려줘! 하는 심정도 있고...ㅋ
여튼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가제본만을 봤을 때는 새로 발매될 책이 기대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새로운 독자가 아무것도 모른채 이 책을 접하기에는 조금 난관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막상 읽어보면 재미있게 읽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십이국기가 모두 정발된다면 이게 또 한정판이나 박스판으로 나오려나 그게 또 좀 걱정이 되는데...
이전작을 모두 구매했다면 박스만 따로 주면 좋겠다.
두번 구매하기에는 통장이 부서지고...ㅠ 보고있습니까 엘릭시르..!
<네이버 블로그와 동일 리뷰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