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 사쿠라 마나 소설
사쿠라 마나 지음, 이정민 옮김 / 냉수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고백은 쉽지않다.

자신을 빛나게 하는 고백도 혹여나 질투를 사게 될까봐 머뭇거리게 되고

자신을 깎아 내릴 비평들이 빤히 예상되는 판국에 용기를 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을 하는 사람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고백은 분명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인류에 어떤 기여를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고백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고백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과거엔 타인의 고백들로 인하여 자신이 살아갈 힘을 얻은 감사가 있었다는 걸 짐작해 보면 이 세상은 뒤에서 밀어주는 고백의 힘과 앞에서 당겨주는 고백의 힘으로 작동되는 톱니바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쿠라 마나의 <최저>는 어덜트 비디오 출연 배우들의 세계를 다룬다.

시점의 주체가 되는 여인들의 삶은 이제껏 들어볼 기회조차 없었던 어덜트 비디오 배우들의 사연을 대변해준다.

물론 이 책이 보여주는 어덜트 비디오 업계의 실상과 배우들의 내면에 관하여 얼마만큼을 드러내 주느냐는 사실 빙산의 일각 밖에 보여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젊은 작가 사쿠라 마나가 처음으로 발매한 책으로서 <최저>가 앞으로 그녀가 풀어낼 다른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고픈 궁금증을 유발하는 소개로서는 아주 괜찮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은 내면을 치밀하게 다루는 문학이다.

한 사람의 마음 속 우주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들의 난무를 언어로 풀어낸 것이 소설이다.

<최저>는 우리와 다른 방식과 다른 노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어덜트 비디오 업계에 대한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보다는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삶의 양식을 보여줌과 동시에

낯설다고 생각했음에도 인간으로서 우리와 그들이 아주 닮은 구석이 있다는 유대를 느끼게 해주는,

소설답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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