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레슨 인 케미스트리 (체험판)
보니 가머스 / 다산책방 / 2022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지난 해였던가, '히든 피겨스'라는 영화를 봤다.
천부적인 두뇌와 재능을 가진 흑인 여성들이 NASA에서 차별대우를 받으며 여성 최초 NASA의 엔지니어를 꿈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인간이하의 말도 안되는 차별 대우를 견디며 고군분투하는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결국 그 곳의 백인들은 그녀들의 재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그녀들은 꿈을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가 비단 그 시절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여기 '레슨 인 케미스트리'라는 소설이 있다.
최근에 샘플 북을 받게 되어 읽어 본 책이다. 재미도 있고 잘 읽혀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1950년대 미국, 열정과 재능을 가진 한 여성이 화학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고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약자, 소수자...
그들을 짓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것이 강자들의 본능인 것인가.
뇌과학이나 진화와 관련된 책을 읽어보면 인류 문명 발달의 속도에 비하면 인간 두뇌의 진화는 아주 느리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아직 약육강식과 생존본능에 사로잡혀 있어서 강자는 약자를 본능적으로 억누르는 것일까.
소설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화학자라는 꿈을 갖고 대학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직장에서도 본인의 이름으로 인정받길 원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자에게 남자와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따라서 동등한 존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엘리자베스는 평생 이런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다. 자신이 이룬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에 따라 규정되는 삶을 이어온 것이다. 오롯이 엘리자베스 조트로 받아들여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왜 여자는 결혼하면 옛 성을 바꿔 남편의 성을 써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 호주제가 위헌으로 폐지되긴 했지만, 아직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대게 남편의 성을 따른다.
왜 이런 것들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어 정착되어버렸는지, 이런 현상들의 원인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그녀가 사랑에 빠진 캘빈은 그 역시 남자로 살아 온 사람이라 남녀 불평등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몸에 베어 있지만 엘리자베스의 그런 생각들을 존중해 준다.
샘플북이라 안타깝게도 뒷이야기를 읽을 수 없었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타협하지 않는 매력적인 캐릭터인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꼭 책을 사서 끝까지 읽어 봐야 겠다.

저자 '보니 가머스' 이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예순이 넘은 나이에 첫 소설 데뷔라니.
40대에 새로운 꿈을 꿔도 될까 걱정 반 기대 반인 나에게 용기를 준다.
게다가 그녀의 작품은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그녀의 나이나 소설의 내용을 봤을 때,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지 그녀 인생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다음번엔 꼭 자전적 에세이도 출간하길 기대해 본다.
'레슨 인 캐미스트리'가 '올해의 책' 이라는 것이 무척 반갑다.
내 아이들이 내 나이가 되었을 때에는 이런 이야기가 그저 오래 전 인간들이 현명하지 못했던 시절의 이야기로 회자된다면 좋겠다.

#레슨인케미스트리#보니가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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