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릿 BITTER ㅣ 러브콜릿
지언.장은영.오동궁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렇게까지 기괴하고 섬뜩해질 수 있을까 싶다. 『러브콜릿 BITTER』는 지언, 장은영, 오동궁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색깔로 써 내려간 로맨스릴러 단편집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그 감정이 집착과 광기로 번지는 순간,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달콤한 사랑 이야기보다 어딘가 뒤틀린 관계에 끌리는 독자라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지언 작가의 「인형가」는 섬뜩하면서도 꽤나 기괴하다. 에도 시대, 인형가로 성장한 사쿠라와 렌은 서로 사랑하지만 두 사람이 인형을 만드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아이들의 복을 비는 히나 인형을 만드는 렌과 달리 사쿠라는 죽은 사람과 똑같은 인형을 만든다. 떠나보내야 할 사람을 놓지 못하는 마음이 담긴 인형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싶지 않은 욕망은 기근과 스승님의 죽음이라는 참혹한 상황 속에서 점점 뒤틀리며, 사쿠라의 삶에 대한 집착은 광기로 치닫고야 만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희생은 어디까지 숭고할 수 있을까? 상대를 위한다는 마음이 결국 자신과 타인을 파괴한다면, 그것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토성의 바다」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소녀 바다와 외로운 소년 토성의 관계를 통해 쓸쓸한 감정을 전하는 단편이다. 서로에게 의지하는 두 아이의 모습이 애틋하면서도, 그들을 둘러싼 잔인한 현실이 정말 아프게 느껴졌다.

세 작품 모두 사랑의 모습을 한 가지로만 정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구원인 감정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공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BITTER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씁쓸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들이다. 세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펼쳐 보인 사랑의 어두운 얼굴도 흥미로웠다. 이쯤 되니 로맨스의 설렘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는 『러브콜릿 SWEET』에서는 어떤 관계와 감정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러브콜릿BITTER #지언 #장은영 #오동궁 #황금가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