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후더닛
아사네 주지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게시글은 인스타그램 모도님 (@knitting79books)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천 년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못한 밀실에서 대체 누가 사람을 죽였을까?”
이 한 문장만으로도 호기심을 참기 어려운 소설이어서 너무 읽어보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만났다. 밀실이라고 하면 보통 잠긴 방이나 외딴 저택, 섬 같은 공간을 떠올리는데, 이 책은 그 밀실을 아예 ‘천 년’이라는 시간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설정 하나가 너무 신선해서 읽기 전부터 꽤 기대가 컸다.

인류 최초의 냉동수면 실험에 참여한 일곱 명, 천 년 뒤 깨어난 사람은 여섯 명뿐이고, 시몬은 냉동수면 장치 안에서 등에 칼이 꽂힌 채 발견된다. “왜 그랬는지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 ‘누구’야.”라는 말처럼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바로, 도대체 누가 죽였을까?

그런데 문제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셸터라는 것이다. 모두가 천 년 동안 잠들어 있었고, 외부인의 침입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범인은 여섯 명 중 한 사람일 수밖에 없는 걸까. 여기에 천 년의 기록을 남긴 AI의 기록이 일부 끊겨 있고, 냉동창고에서 또 다른 시신까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흥미로워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독특하게 ‘시간’ 자체가 미스터리의 단서가 된다는 점이었다. 보통 추리소설에서는 누가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를 따져가며 알리바이를 깨뜨리는데, 이 작품에서는 무려 천 년이 그 사이에 놓여 있다. 153년 전이라는 시점, 사라진 기록,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신까지.. 장치들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싶었다.

특히 처음에는 ‘천 년 동안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완벽한 밀실’이라는 설정 자체에 끌렸다면, 읽을수록 그 천 년이라는 시간이 오히려 사건의 가장 중요한 단서처럼 느껴진다. 결말까지 읽고 나면 처음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밀실을 만들어내기 위한 장치처럼 보였던 ‘천 년’이 왜 필요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대체 누가 죽였을까?”라는 질문을 붙잡고, 여섯 명의 인물을 끝까지 의심하며 단서를 하나씩 맞춰가는 재미가 분명한 작품이다. 천 년 후의 세계와 달라진 인간들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니, 모든 것이 변한 뒤에도 인간에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천 년이라는 거대한 시간을 하나의 밀실로 만들어낸 발상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었다고 하고 싶다.

#천년의후더닛 #아사네주지 #내친구의서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