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의 여름
루시 스티즈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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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인스타그램 응뚜님 (@eungttu.loves)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에티의 여름』은 책을 읽는 내내 프로방스의 뜨거운 햇살과 라벤더 향, 유화 물감 냄새가 코끝에 맴도는 듯한 소설이다. 1920년,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프랑스 남부의 외딴 농가를 배경으로 책은 시작된다. 삶의 의미를 잃은 기자 조지프가 전설적인 화가 타르튀프를 찾아오면서, 오랫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에티의 고요한 일상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이 소설은 ‘보고, 보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타르튀프의 거대한 재능과 명성 뒤에 가려져 자신의 그림조차 마음껏 펼치지 못했던 에티. “그냥 그림에 널 온전히 맡겨보라”던 어머니의 말처럼, 예술은 그녀에게 도피처이면서 동시에 언젠가는 스스로를 찾아야 할 공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에티가 조지프를 만나면서 자신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 조금씩 깨닫는 과정이 너무 보기 좋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여름이라는 계절을 아주 감각적으로 사용한다고 느꼈다. 햇살과 물, 복숭아와 꿀, 땀에 젖은 피부와 붓이 캔버스를 스치는 소리까지 읽는 것만으로 잠들어 있던 오감이 깨어나는 기분이다. 동시에 아름다운 풍경 아래에는 타르튀프와 에티를 둘러싼 비밀과 불안이 깔려 있어, 평온한 여름이 마냥 평온하지만은 않다. 완성된 그림이 불타는 장면을 둘러싼 미스터리 역시 끝까지 마음을 붙잡는다.

타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빛나는지. “삶을 맛보고 깨물고 싶다”던 에티의 마음이 단순한 욕망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다. 누군가가 정해준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쉽게 자신의 빛을 잊어버리곤 한다. 뜨겁고 아름다웠던 에티의 여름을 따라가다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도 묻게 된다. 나는 지금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걸까?

화려한 사건보다 인물의 내면과 분위기에 천천히 스며드는 소설이다. 올여름의 마무리를 『에티의 여름』으로 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완벽할 것 같다.

#에티의여름 #다산책방 #루시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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