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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리 숍앤센터
설재인 지음 / 나무옆의자 / 2026년 8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셸리 숍앤센터』는 아주 기괴한 설정의 바디 호러 소설이다. 버려진 인체 기관을 조합해 만든 생명체 ‘프랑’은 팔이 여덟 개이거나 코가 네 개이거나 겹눈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진짜 무서운 건 프랑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고 사고팔고 버리는 인간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순간이동에 가까운 교통수단 웨일홀의 부작용으로 떨어져 나온 신체 일부가 프랑이라는 새로운 존재로 탄생하고, 인간들은 그들을 ‘반려’라는 이름으로 소비한다. “개보다 나은 프랑”이라는 광고 문구처럼 인간에게 충성하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며, 원하는 모습으로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프랑이다. 결국 사랑받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 버려지는 존재라는 점이 묘하게 서늘한 지점이다.
특히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가진 프랑인 '노엘'과, 또다른 거구의 프랑인 '허슬'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서로를 괴롭히고 경계하던 두 존재가 끔찍한 학대를 겪은 뒤 “죽이고 싶은 인간들이 생겼다고 했지? … 딱 세 명만 나랑 겹친다면 함께 나가지.”라며 함끼 손을 잡는 장면에서는 그만 짜릿한 해방감까지 느껴버리게 된다. 폭력으로 시작된 관계가 어느 순간 서로를 지키는 연대가 되어가는 과정이 왠지 좋았다.
노엘은 끊임없이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라는 질문을 던진다. 인간과 똑같이 생겼지만 인간이 아니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는 존재가 바로 노엘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인간다움은 대체 어디에서 결정되는 걸까?
읽는 내내 불편하고 잔혹한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이 책의 힘처럼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름’을 흉측함으로 규정하는 건 정말 누구일까. 그리고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존재를 괴물이라 부르는 순간, 과연 괴물이 되는 건 누구일까 물어보고 싶어진다.
“두 눈으로 보고 싶지 않은 흉물들이 결코 흉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세상.” 그리고 그런 세상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설재인 작가의 의도다. 그래서 『셸리 숍앤센터』는 기괴한 몸을 빌려 인간 사회의 차별과 착취, 혐오와 계급을 아주 집요하게 살핀다. 읽고 나면 프랑의 모습보다 오히려 ‘인간’이라는 이름이 조금 낯설어져 버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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