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서순희 작가의 『붉은사슴뿔버섯』은 성장 소설이면서도 성장을 거부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배경은 1960~70년대 대구, 책은 산업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온 장애 소녀 윤희의 성장기를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단순히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그녀에게 닥친 시대의 상처가 너무 크게만 느껴진다.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윤희는 학교에서 돌을 맞고 놀림을 받으며 ‘왜 나를 낳았느냐’고 엄마에게 울부짖는다. 고향의 바닷가와 할머니의 등에 업혀 보았던 풍경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는 어린아이의 외로움이 그대로 전해져 심금을 울린다. 반면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은 더 거칠고 복잡하다. 술과 담배로 세상에 적응하려는 미연 언니, 가난과 차별 속에서도 살아가는 정순 언니, 그리고 돈과 욕망 앞에서 무너지는 어른들까지. 이 모두가 장애소녀 윤희가 너무 일찍 알아버린 세상이다.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붉은사슴뿔버섯이라는 존재가 참 강렬하게 다가온다. 마당 한구석에 피어난 아름답고도 치명적인 버섯을 바라보며 ‘죽고만 싶다’고 생각하는 윤희의 독한 마음은 어찌보면 독버섯의 붉은색보다도 더 붉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상범에게 “나 한 번만 안아줘”라고 애원하는 모습에서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스스로를 낮춰야만 한다고 느끼는 절망이 겹쳐 보여 페이지를 넘기기가 힘들었다.하지만 상처받고 휘청거리던 윤희는 종내는 자신의 삶을 통과하며 조금씩 다른 사람의 아픔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성장한다’는 건 상처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안고도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붉고 독한 시대를 지나온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가 생각보다 깊고 오래 마음에 남았다. 읽고나서 알았는데, 작가의 자서전적 이야기라고 해, 놀라우면서도 또 다른 의미로 와닿는 책이었다.#붉은사슴뿔버섯 #서순희 #마이디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