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
정해연 외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무대 위에서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사람들에게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또 하나의 얼굴이 있을 것이다. 『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는 그 상상에서 출발해 미스터리, SF, 액션, 판타지를 케이팝이라는 세계와 절묘하게 엮어낸 앤솔러지라고 할 수 있다. 아이돌들의 화려한 조명 뒤에 숨어 있던 불안과 경쟁, 책임과 용기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단편 「아이돌 그룹 러비쥬 살인 사건」은 걸그룹 멤버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밀실 미스터리다. 파트 분배와 질투, 성공 뒤에 감춰진 균열이 서서히 드러나며 '무대 위의 반짝임'이 얼마나 위태로운 균형 위에 세워져 있는지 보여주는 단편이다. 「엔딩 요정의 비밀」은 외계 행성 서바이벌이라는 기발한 SF 상상력을 통해 스포트라이트 밖으로 밀려난 존재들의 외로움을 이야기한다. "모든 아이돌이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PMC 아이돌」은 군필돌이라는 기발한 설정으로 유쾌한 웃음을 선물하면서도 결국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보여주고, 「눈물을 마시는 요괴」에서는 화려한 아이돌과 한국적인 퇴마 판타지가 만나 신비롭고도 서늘한 분위기가 난다. 마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생각나는 단편이었다.

이렇게 네 편 모두 장르가 다르면서도 재미만큼은 서로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무대 위에서 빛나는 사람들을 보며 환호하지만, 이 단편들을 통해 그들이 감당하는 두려움과 책임까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단편들에 나오는 아이돌들은 사건을 해결하고, 누군가를 구하고, 끝내 자신의 신념을 선택하는, 어쩌면 스타라는 말 그대로 별처럼 빛나는 인물들이라고 하겠다.

네 명의 작가가 아이돌이라는 같은 소재를 전혀 다른 느낌으로 풀어낸 덕분에 마치 콘셉트가 다른 네 편의 영화를 연달아 본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다. 반짝이는 무대는 끝나도 이야기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조명 뒤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는 아이돌들의 모습을 보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조명 뒤 모습은 또 어떨까 괜시리 상상하게 되는 기발한 상상이 톡톡 튀는 재미있는 앤솔러지였다.

#최애가XXX였던건에대하여 #정해연 #김아직 #정명섭 #박지선 #현대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