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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주 프로젝트 - 캠퍼밴 타는 고양이와 집사의 파리 정착기
권승희 지음 / 크루 / 2026년 5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영역 동물인 고양이와 함께 해외 이주를 한다니..! 과연 가능할까?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는 두 고양이와 함께 유럽으로 떠나게 되는 여정을 담은 일기이자,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따뜻한 애정의 기록이다.
낭만적인 파리 생활과 고양이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의 모습이 포장되어 다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책 속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담담하면서도 현실적이다. 초롱이와 새벽이를 프랑스로 데려가기 위해 60쪽 분량의 매뉴얼을 확인하고, 검역 준비를 하고, 수많은 서류와 절차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을 데려가는 일이 얼마나 큰 책임을 필요로 하는지 뼈저리게 느껴진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후의 과정 하나하나에는 고양이를 향한 깊은 애정과 믿음이 담겨있는 것이 느껴졌다.
8년 동안 살던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파리로 향하고, 호텔과 캠퍼밴이라는 불안정한 환경을 경험하면서도 초롱이와 새벽이는 결국 가족의 곁에서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간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집이 바뀌면 무척 힘들어할게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 험난한 기록을 따라가다보니, 어쩌면 고양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은 공간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든다.
그래서 책은 마냥 유쾌한 장면들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말이 통하지 않는 프랑스 수의사 앞에서 고양이의 상태를 설명하려 애쓰는 순간, 좁은 캠퍼밴 안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겪는 순간,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까지 담겨 있다. 그런데 그런 소소한 고생들이 오히려 이 가족의 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완벽해서 아름다운 여행이 아니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던 1,423일의 기록인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반려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반려동물은 내가 원하는 순간에 함께하고 불편해지는 순간 놓아버리는 존재가 아니라, 삶의 변화까지 함께 지나가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멋진 풍경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좁은 공간 안에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던 시간일지도 모른다.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깊은 공감을,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에게도 관계와 책임에 대한 따뜻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가족과 함께 낯선 곳으로 떠난 두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여행의 목적지는 장소가 아니라 ‘함께하는 마음’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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