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 돌봄과 상실 너머, 다시 시작된 사랑의 모험
천희란 지음 / 김영사 / 2026년 5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의로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건 어쩌면 언젠가 찾아올 이별까지 함께 사랑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천희란 작가의 첫 에세이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는 단순히 반려묘를 키운 기록이 아니라, 사랑하고 잃어본 사람이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적 없던 작가는 열다섯 살 노령묘 세 마리 ‘루아꼼’을 가족으로 맞이한다. 어린 고양이의 귀여움보다 아픔과 노화를 먼저 마주해야 했던 시간. 약을 먹이고, 병원을 오가고,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애쓰는 날들이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결국 세 고양이를 차례로 떠나보낸 뒤, 깊은 상실 속에 남겨진다.
하지만 읽으면서 마음에 남았던 건 이별의 슬픔보다도 그 이후의 선택이었다. 사랑했던 존재가 사라진다고 해서 그 사랑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고양이들이 남겨준 커다란 마음의 자리에 다시 새로운 고양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작가의 모습을 통해 상실을 견디는 방법이 꼭 잊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배운다.
천희란 작가는 작은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매력적인 글을 쓴다. 고양이와 나눈 눈빛, 아픈 몸을 돌보던 시간, 떠난 뒤 빈 공간을 바라보는 마음까지 담담한 문장 속에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이 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모든 사람에게 닿는 이야기다.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는 슬픔을 말하지만 결국 사랑에 대한 에세이다. 떠나간 존재가 남긴 흔적이 어떻게 한 사람의 세계를 넓혀주는지, 그리고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보여준다. 마음 한편이 먹먹해지면서도 이상하게 따뜻해지는 에세이다. 읽으면서 내내 우리집 고양이를 더 한껏,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과연 고양이가 두고 간 것은 무엇일까. 단순한 추억을 넘어서, 다시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랑의 힘이라 하겠다.
#고양이가두고간세계 #천희란 #김영사 #에세이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