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천 환생 고등학교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7
범유진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범유진 작가의 《삼도천 환생 고등학교》는 독특한 설정이 먼저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보통 판타지 소설에서 환생은 새로운 기회이자 축복처럼 그려지지만, 이 작품의 아이들은 오히려 환생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죽은 뒤 도착한 삼도천 환생 고등학교에서 문이철, 서지유, 이하록은 저마다의 이유로 다시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작가는 이 설정을 이용해 이 작품이 단순한 판타지물을 넘어서서,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상처까지 다루도록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상처가 결코 특별하거나 비현실적이지 않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공부만 강요받는 이철, 가정폭력의 기억과 학교폭력으로 인해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는 지유, 귀문 때문에 외면받으며 살아온 하록. 이들이 품고 있는 아픔은 형태는 다르지만 "나는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사람일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유가 타인의 폭력 앞에서도 자신을 탓하는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현실적이어서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이 소설이 좋았던 이유는 상처를 단순히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지 않아서였다. 삼도고에서 만난 아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씩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누군가의 위로가 기적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모두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분위기도 슬프면서도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읽다 보면 나중에는 환생 여부보다도, 이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가 더 궁금해진다.

또한 이 소설은 "과거를 지울 수는 없지만 그 상처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환생이라는 판타지적 장치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지만,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부에 대한 압박, 가족 문제, 학교폭력, 소외감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섬세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더더욱 청소년 독자는 물론이고, 한때 비슷한 고민을 안고 성장했던 어른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안겨줄 것 같다.

《삼도천 환생 고등학교》는 환생을 소재로 한 판타지이면서도 결국은 상처 입은 아이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해 가는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읽고 나면 "다시 시작할 용기"가 꼭 거창한 결심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만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주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