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레시피 ㅣ 빈페이지 YA
소피아 리(이세리) 지음, 고수현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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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할머니의 레시피』는 완벽하게 짜둔 계획이 수강신청 오류 하나로 틀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훨씬 따뜻한 책이었다. 처음에는 요리 수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우등생의 성장물일까 예측해 보았지만, 정작 책을 읽다 보니 음식이 사람을 이어주는 방식에 더 눈길이 갔다.

엘리자가 할머니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배우는 과정은 단순히 한 소녀가 요리 실력이 무럭무럭 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엄마의 시간과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김치볶음밥, 만두, 된장찌개 같은 익숙한 음식들이 등장할 때마다 가족의 기억과 감정도 함께 따라와서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말로는 쉽게 전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음식을 통해 전해지는 장면들도 인상적이었다.

웨슬리와의 관계도 하나의 읽는 포인트가 되어서 좋았다. 처음엔 경쟁 상대라 서로 신경 쓰고 견제하지만, 점점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맨스가 이야기의 중심을 차지하지는 않고, 줄거리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둘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독자들을 가볍게 웃게 만들고,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은 독자들을 꽤 설레게 한다.

또 한국계 미국인인 엘리자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완벽한 성적과 성공만 바라보던 아이가 예상치 못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발견해가는 과정이 담백하게 그려진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가족, 꿈,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스며 있어 따뜻한 작품이었다. 막 차려 나와 김이 뜨끈한 한식 밥상 한 끼를 먹은 것처럼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빈페이지 출판사의 YA 시리즈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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