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공포
이종산.정보라.허진희 지음 / 스프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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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이종산, 정보라, 허진희 세 작가가 함께 완성한 『태양 공포』는 단순히 무서운 사건이나 괴물을 등장시키는 공포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 불안과 상처를 호러라는 장르의 틀 안에 담아낸 작품집에 가깝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초자연적 존재보다 인간이 처한 상황 자체가 더 무섭게 다가온다는 것이었다.

표제작인 「태양 공포」는 인간과 흡혈귀 사이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주현의 이야기를 통해 정체성의 혼란과 생존의 공포를 그린다. 부모를 잃고 홀로 도망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들은 몽환적이면서도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고, 특히 낮과 밤, 인간과 흡혈귀라는 경계에 선 존재가 느끼는 외로움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정보라 작가의 「탈출기」는 더욱 현실적인 공포를 보여준다. 성폭력 피해자가 오히려 피의자가 되어 의심받는 과정이 뻔하디 뻔한 귀신 이야기보다 훨씬 서늘하다. 정보라 작가 특유의 현실과 환각이 뒤섞이는 서술로 독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사회 시스템이 개인을 얼마나 쉽게 고립시킬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주는 단편이었다.

허진희 작가의 「피터와 모」는 입양아라는 정체성, 가족 안에서의 소외, 그리고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상처를 기묘한 상징과 함께 풀어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집 안에 스며든 설명할 수 없는 어둠은 단순한 공포는 아니었다. 드러나지 않은 인간 내면의 결핍과 상실을 상징하는 듯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공포를 선사하는 이유는 귀신이나 괴물이 아니라 바로 익숙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불안 때문이다. 가족, 사회, 인간관계, 정체성과 같은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낯설어지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진다. 그래서 그런지 읽고 난 뒤에도 이야기 속 공포가 우리 곁에 오래 남는다.

하지만 『태양 공포』의 가장 큰 매력은 이종산, 정보라, 허진희라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세 작가가 한 권 안에서 각기 다른 색깔의 호러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한 작품은 판타지적 공포를, 다른 작품은 사회적 공포를, 또 다른 작품은 심리적 공포를 선사하며 독자에게 다양한 종류의 서늘함을 경험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흔한 공포소설처럼 순간적인 자극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응시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도시 호러가 된다. 공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뿐 아니라 인간 내면과 사회의 균열을 다루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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