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줴의 겨울
디안 지음, 문현선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바링허우. 중국에서 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작가를 일컫는 말이다. 바링허우에 대해서는 꽤나 많은 말들이 오 가는데, 궈징밍처럼 신세계문학(장르소설)이 있는 반면에 한한처럼 진정성을 논하는 작품들도 있다. 디안이라는 작가는 한한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디안이라는 사람을 모르고 있었는데 알라딘 연관 책에 시줴의 겨울이라는 작품이 있었고, 나는 매력적인 표지에 시선을 빼앗겼다. 차가우면서도 깊이 있는 표지는 내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중국소설이라는 점은 내 시선을 이끌기 충분했다. 작가의 내력은 또 얼마나 화려한가. 리루이와 장윈의 딸이라는 점은 나를 놀라게 했고,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했다.


어쩌면 우리 집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집은 다른 집들보다 약간 더 복잡하다.(19p)


이 소설은 처음부터 가족 소설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작가의 프로필엔 이 소설이 3부작임을 암시한다. 실제로 작가는 둥니와 난인의 출판을 완료했다고 한다. (그러면 곧 출판이 되겠지.) 이 소설은 시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꽤나 소박한(?) 것 같지만 연민 가득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중국의 산아제한정책 때문에 이들이 모두 한 형제일 수는 없다. 이들은 모두 친척이며 친 형제보다 가까운 사이를 보여준다. 가족을 향한 기대와 응원, 그리고 질투까지 없는 게 없는 막장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하고 심지어 삼촌과 탕뤄린(천옌)과의 사건은 정말 압권이라고 말할 수 있을 반전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실 초반에는 이 책이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내용이 깊어질수록 책의 의도는 자리를 잡아간다. 가족애(愛)가 보여주는 느낌이란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름 없는 것일까. 둥니의 모습은 보통의 사춘기 여학생과 닮아 있고, 시줴나 둥니 역시 다를 바 없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소설 따뜻하다.


이 스물다섯 살의 청년은 “별로 말할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335p 역자후기)


스물 다섯이란 무엇일까. 사실 우리나라는 군대가 있기 때문에 스물 다섯에 교사 되는 사람은 드물지만, 스물 다섯이라는 나이가 주는 공백감, 위화감은 엇비슷한 느낌이 든다. 이런 공기와도 같은 청년이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주변의 가족 그것이 전부이다. 천옌 역시 그런 존재였고(뒤통수가 강렬했지만!), 시줴라는 존재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스스로와 싸우는 인물이기도 하다.


룽청 정씨 가족 이야기의 첫 번째 시줴의 겨울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다음 작품이 빨리 번역 되길 바라는 것이다. 혹은 내가 번역을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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