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비꽃 세계 고전문학 15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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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책의 시작도..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까지 다 외워버린 착각이 들 정도로 친근한 어린 왕자..

그리고 보니, 우리 집에도 이미 어린 왕자 책이.. 일본판까지 2권이 있다.

몇년 째 영어 공부하는 울 신랑에게는 영어판으로 구입해 주고 싶어졌다.

어린 왕자를 읽고 있노라면..

그저 마음이.. 편안해지고, 온순해지고, 다정해지고, 겸손해지고, 순수해지고, 착해진다.

어쩌면 아이들보다 내가 더 좋아라하는 책~~~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는 프랑스 작가며 저널리스트이다.

비행기 조종사로 사망 1년 전, 미국에서 어린 왕자를 써, 영어와 불어로 출간했다.

어린 왕자는 얼핏 보기에 어린애가 읽는 동화 같지만, 실제로는 심오하고 감동적인 동화이다.

철학과 시적 은유를 덧붙여서 수수께끼를 다양하게 엮어냈다.

어른이라도 인문학 소양이 깊어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어린 왕자를 몇 차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하기와 같은 책 소개글을 보고..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게 된 것 같다.


작품에 차례대로 등장하는 ‘상자’, ‘바오밥나무’, ‘장미’, ‘양’, ‘별’ 등, 다양한 사물에 담긴 의미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의미를 아는 순간, 우리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는 것..

작품에서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은 두 명이고, 한 명은 세상을 알고 싶어서 진실을 찾아 나서고, 작가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찾아 나서고..
작가는 죽은 동생을 상상하며 어린 왕자를 그렸다지만 어린 왕자는 작가 자신이 어릴 적일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이 어릴 적일 수도 있다는 것.

작가에게 어린 시절은 ‘마음속 보석상자’라는 것. 오랜 집에 보물이 있을 것 같은 신비스러운 분위기 등, 자신만 아는 어린 시절, 어른이 되어 힘든 세상을 살아가다가도 혼자 빙그레 웃는 ‘추억의 보고’라는 것..


그리고 어린 왕자는 무엇이든 호기심이 많아, 세상의 수많은 어린이와 비슷한데, 호기심은 어린이가 세상을 배우는 데 꼭 필요한 거지만, 어른에겐 귀찮고 번거롭기만 할 때가 많은 것 역시 현실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어린 왕자’를 ‘20세기 최고의 실존주의 소설’로 꼽았다. 실제로, 어린 왕자가 찾아간 별마다 한 사람만 산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만나는 사람마다 끊임없이 질문한다. 한 번 질문하면 멈추는 법이 없다.

어린 왕자 역시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서 지낸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 친구가 없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고독하다. 이런 점에서 어린 왕자는 현대인을 상징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난 장미를 보고 사랑에 빠지나, 심한 변덕에 지친다.
어린 왕자는 자기별에서 나와 세상을 떠돌며 수많은 인물을 만난다. 여우를 만나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진정으로 소중한 걸 깨닫는다. ‘아무나 친구가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그러면서 세상을 익힌다.
왕을 통해서는 세상 사람 누구든 자신만 받들어주길 원한다는 사실을, 허영심 많은 사람을 통해서는 세상에 가득한 허영을, 술꾼을 통해서는 인생살이 고통을 술로 잊는 건 옳지 않다는 사실을, 사업가를 통해서는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으며 겉으로는 인간이 재산을 관리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재산이 인간을 관리한다는 사실을 배운다. 가로등 켜는 아저씨는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하지만 고지식한 성격 때문에 변화를 모르고, 지리학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글로 남기려고 애쓰지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걸 정확히 구분할 줄 모른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유형을 상징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이 정한 원칙에 따라 (혹은 남이 자신한테 규정한 원칙에 따라) 세상을 살아간다. 우리 역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눈에 안 보이는 걸 바라보는 능력이다.


무튼.. 이 책은 세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축소판이라고 전한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유형을 상징하고, 독자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한다.
어느 날 날아온 씨앗에서 갑자기 피어난 장미는 도도하고 자존심 강하며 심술이 많다. 그래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린 왕자는 여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달으면서 장미를 소중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 작가한테 장미는 부인을 상징한다. 여러분에게 장미는 무엇일까?
여우는 고독하다. 남이 자신을 길들이길 바란다. 그래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성은 오직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어린 왕자에게 가르쳐준다.


그리고..

어린 왕자가 다양한 인물을 만나면서 옳은 것과 그른 걸 서서히 깨닫듯, 이 책을 보는 모든 독자들로 하여금 세상을 지혜롭게 깨닫길 바라고 있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소개 페이지와 연보가 나와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1900년 6월 29일   프랑스 리옹, 몰락한 귀족 가문에서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난다.
1919년        해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진다.
1921년        군대에 징집당해 복무한다.
1922년         군용기 조종사 면허를 땄으나, 비행 도중에 머리를 다친 데다, 약혼녀 집안의 요구에 따라 소위로 제대한다.
1926년         회사에 들어가 아프리카 북서부와 남대서양 및 남아메리카를 통과하는 항공우편 항로를 개설한다.
1929년           첫 작품 〈남방 우편 Courrier-Sud〉에서 하늘의 사나이 우편항공기 조종사 자크 베르니스는 아프리카 북서부

                                리오데오로 사막에서 죽는다.
1931년          두 번째 작품 〈야간 비행 Vol de nuit〉은 정기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헌정한 작품으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다가

                                죽음을 맞이할 때 맛보는 그 불가사의한 환희를 찬미한다.
1934년         에어프랑스 항공사 홍보 담당 및 〈파리 수아르 Paris-Soir〉지 기자로 일한다.

                                비행기 사고를 심하게 당해 평생 불구가 된다.
1939년         육군 정찰기 조종사로 활약한다. 자신이 비행하며 겪은 모험을 세 번째 작품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에 담아서 발표한다.
1940년       독일이 프랑스를 정복한 후, 미국으로 탈출한다.
1943년       -미국에서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를 영어판과 불어판으로 출간한다.
                 -북아프리카 공군으로 들어가서 정찰하다 격추당한다.
1944년       마지막 정찰비행에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는다. 코르시카 섬 바스티아 북쪽에서 비행기만 발견된다.

                                독일군 정찰기에 격추당했다는 게 정설이다.
1948년      〈성채 Citadelle〉가 출간된다. 하지만 작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작품은 [어린 왕자]였다.



마지막으로..

책 뒷표지에 나와 있는 본문 속 이야기가 참 좋았다.

여고 시절 절친한 친구가 손편지처럼 적어서 주었던 구절이라서 반가웠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명작으로 올해 초5,초3 되는 두 딸들의 가슴에도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읽고, 또 읽고 그러면서... 그렇게 인문적 소양을 높여가길 바란다.




@ 책 속에서


- 나는 내가 그린 걸작을 어른들에게 보여주면서 그림이 무서우냐고 물었다. 그럴 때마다 "무서워? 모자가 뭐가 무서워?"라는 대답이 나왔다. 나는 모자를 그린 게 아니었다. 코끼리를 삼키고 소화하는 보아구렁이였다. 그런데 어른이 알아보질 못하니, 나는 보아구렁이 뱃속을 새로 그려서 어른이 알아보게 했다. 어른은 언제나 설명이 필요하다.



- 나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도 없이 홀로 지내다, 육 년 전, 비행기가 사하라 사막에서 고장 났다. 엔진이 망가진 것이다. 정비사도 탑승객도 없어, 나는 혼자서 수리하려고 머리를 짜냈다. 나한테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였다. 마실 물이 일주일 분밖에 없었다.

사람이 사는 지역과 수만 리 떨어진 사막에서 첫날밤에 잠들었다.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뗏목을 타고 표류하는 사람만큼이나 고립된 느낌이었다. 그러니 해가 뜰 무렵, 어떤 기이한 목소리에 잠을 깨면서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여러분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어떤 목소리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기.. 나, 양 한 마리만 그려줘."



- 어린 왕자가 떠나온 별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린 왕자는 나에게 계속 물어댈 뿐, 내가 묻는 말은 제대로 안 듣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어린 왕자가 어쩌다 우연히 내뱉는 말을 통해 조금씩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가령, 비행기를 처음 보는 순간에 (비행기는 안 그리겠다, 내가 그리기에 너무 복잡하다) 어린 왕자가 물었다.

"이건 뭐하는 물건이야?"

"이건 물건이 아니야. 하늘을 나는 거야. 비행기, 내가 모는 비행기!"

나는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말하는 게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어린 왕자가 소리쳤다.

"뭐! 그럼 아저씨가 하늘에서 내려온 거야?"



- 이렇게 해서 나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어린 완자가 온 별은 집 한 채보다 클까 말까 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난 놀라지 않았다. 지구, 목송, 화성, 금성처럼 우리가 이름 붙인 커다란 별 말고도 우주에는 떠돌이별 수백 개가 있는데, 어떤 별은 너무 작아서 천체망원경으로도 안 보인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는 이런 별을 발견하면 이름 대신 번호를 매긴다. 예를 들어, '소행성 325'라고 부르는 식이다.

나는 어린 왕자가 온 별을 소행성 B612호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믿을만한 근거도 물론 있다. 천체망원경에 소행성 B612가 잡힌 건 딱 한 번이다. 터키 천문학자가 1909년에 딱 한 번 발견했다.



- 어린 왕자가 사는 별에도 나쁜 씨앗이 있는데.. 바로 바오밥나무 씨앗이다. 흙에 바오밥나무 씨앗이 가득하다. 그런데 바오밥나무는 조금만 늦어도 싹을 없앨 방법이 없다. 그러면 그놈은 사방에 퍼져서 뿌리로 구멍을 뻥뻥 뚫는다. 바오밥나무가 많으면 별 자체가 부서지는거다.

어린 왕자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이건 규율에 관한 문제야. 아침에 세수하고 나서 별을 가꿔야 해. 정성스럽게. 어린 바오밥나무는 어릴 때 장미랑 비슷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엉뚱한 모습으로 자라니, 그걸 깨닫는 순간에 뽑아내는 거야. 따분하긴 해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지."



- "아저씨는 모든 걸 엉망진창으로 혼동해. 모든 게 뒤죽박죽이라고! 내가 아는 별이 있는데, 몸이 뚱뚱하고 얼굴은 뻘겋게 달아오른 아저씨가 살아. 아저씨는 꽃향기를 맡은 적이 없어. 별을 바라본 적도 없고 누구를 사랑한 적도 없어. 평생, 숫자를 더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안 해. 그러면서, 지금 아저씨가 그런 것처럼, 온종일 '나는 중요한 일 때문에 바빠!'라는 말만 되풀이하는데 여간 거만한 게 아니야.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라 버섯이라고!"



- "꽃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아닌데 그랬어. 꽃이 하는 말은 귀담ㅇ아듣는 게 아니야. 꽃은 그냥 바라보면서 향기만 맡아야 해. 꽃은 별에다 향기를 뿜는데 나는 그걸 즐길 줄 몰랐어. 호랑이 발톱 이야기 때문에 약이 올랐거든. 사실은 가엾이 여겨야 하는 건데 말이야.."

이런 말도 했다.

"당시만 해도 나는 제대로 이해하는 법을 몰랐던 거야! 꽃이 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해야 하는 건데 말이야. 꽃은 나한테 향기를 뿜어서 마음을 환하게 만들었어. 꽃한테서 그렇게 도망치는 게 아니었어! 꽃이 가볍게 심술부리는 뒤에는 애정이 깔렸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어! 꽃은 원래 앞뒤가 어긋만 말을 잘해. 그런데 난 어려서 꽃을 사랑할 줄 몰랐던 거야."



- "폐하께서 내린 명령에 즉각 따르길 원하신다면, 저에게 이치에 맞는 명령을 내리세요. 예를 들어, 저한테 일 분 안에 떠나라고 명령하시는 것도 좋아요. 그러면 필요한 조건이 모두 성숙할 테니까요."

왕은 아무 대답도 않고, 어린 왕자는 약간 망설이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길을 ㄸ났다. 그러자 왕이 "너를 짐의 대사로 임명하노라"고 다급하게 소리치는데, 얼굴에는 위엄이 가득했다.

어린 왕자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른은 정말 이상해!'



- "찬양한다는 건, 내가 제일 잘생긴 미남이고 옷을 제일 잘 입고 돈도 제일 많고 머리도 제일 좋다고 여긴다는 뜻이야."

"그렇지만 여기에는 아저씨밖에 없잖아요."

"부탁인데, 날 좀 기쁘게 만들어주렴. 제발 나를 찬양해다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어깨를 약간 으쓱하며 말했다.

"아저씨를 찬양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저씨한테 무슨 소용이 있나요?"

그리곤 어린 왕자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른은 정말 이상해!'



- '난 세상에서 한 송이밖에 없는 꽃이 있어서 아주 부자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 보니, 평범한 장미꽃에 불과해. 평범한 장미꽃, 그리고 무릎 높이에 불과한 화산 세 개. 하는 영영 타오르지 않을 수도 있고. 이 정도로는 왕자라고 할 수도 없겠어.'

어린 왕자는 풀밭에 엎드려서 슬프게 울었다.



- 어린 왕자가 대답하다니,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그런데 '길들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너는 여기에 사는 아이가 아니구나. 네가 찾는 게 뭐니?"

여우가 물어서 어린 왕자는 대답했다. 그러면서 다시 물었다.

"사람을 찾는 중이야. 그런데 '길들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이야?"

"사람은 총을 들고 사냥해. 사냥은 정말 짜증 나. 그런데, 닭도 길러.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는 건 그게 전부야. 너도 닭을 찾니?"

"아니, 난 친구를 찾아. 그런데 '길들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이야?"

"툭하면 잊어버리는 건데, 서로를 하나로 연결한다는 뜻이야."



- "똑같은 시간에 찾아오면 훨씬 좋겠어. 네가 늘 오후 네 시에 찾아온다면 난 오후 세 시부터 행복할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한 느낌은 길어지겠지. 네 시가 되면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그러다 보면 내가 더없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너한테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찾아오면 나는 몇 시부터 너를 만날 기대감에 부풀어 올라야 하는지 알 수 없어. 그래서 의식이 필요해."

"의식이 뭐야?"

어린 왕자가 물었다.

"이것도 사람들이 오래전에 잊은 것 가운데 하나야. 어떤 날을 특별한 날로, 어떤 시간을 특별한 시간으로 만드는 거야. 예를 들면, 날 쫓는 사냥꾼도 의식이 있어. 매주 목요일이면 마을 처녀와 춤추지. 그래서 난 목요일마다 신나게 돌아다녀! 포도밭까지 산책할 수 있다고. 그런데 사냥꾼이 아무 때나 춤춘다면, 특별한 날이 없으니, 난 하루도 마음 놓고 쉴 수 없을 거야."



- "별이 저렇게 아름다운 이유는 저 사이 어딘가에 보이지 않는 꽃이 한 송이 있기 때문이야..."

"정말 그렇구나."

나는 대답했다. 그리고 입을 꼭 다문 채 달빛이 비치는 모래언덕을 바라보았다.

"사막은 아름다워..."

어린 왕자가 다시 말했다.

~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 "중요한 건 눈에 안 보이는 거야.."

~

"밤이면 별 무리를 올려봐. 내가 사는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수 없지만, 오히려 잘 됐어. 내 별은 많은 별 가운데 하나야. 아저씨한테는.. 그래서 아저씨는 어느 별을 바라보든 하나 같이 즐거울 거야.. 모든 별이 아저씨 친구가 될 거야. 그런데 아저씨한테 선물을 하나 주고 싶어.."

어린 완자가 말하며 또 웃었다.

"아! 어린 왕자, 소중한 어린 왕자! 나는 네가 웃는 소리를 듣는 게 제일 좋아!"

"바로 그게 내가 주는 선물이야. 바로 그거. 우리가 물을 마실 때랑 똑같은 거.."

"무슨 말이니?"

"사람은 누구나 별이 있어. 사람이 다르면 별도 달라. 여행하는 사람한테는 별이 길잡이야. 다른 사람한테는 조그만 불빛에 불과하지만, 학자한테는 풀어야 할 문제고, 전에 말한 사업가한테는 재산이야. 하지만 별은 누구도 말이 없어. 이제 아저씨한테는 아저씨만의 별이 생길 거야.."



- 벌써 육 년이나 흘렀다. 나는 이걸 누구에게 이야기한 적이 한번도 없다.

~

나는 늘 궁금하다. 어린 왕자 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혹시 양이 꽃을 먹어치우는 건 아닐지... 가끔은 속으로 중얼대기도 한다.

'그럴 리 없어! 어린 왕자가 밤마다 꽃에다 동그란 유리 덮개를 씌우고, 양을 열심히 지켜볼 테니까..'

그러면 나는 행복하다. 모든 별이 웃는 소리도 달콤하다.

~

우주 어딘가에서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양이 장미꽃 한 송이를 먹느냐 안 먹느냐에 따라 우주가 달라진다. 밤하늘을 올려보라. 그리고
"양이 꽃을 먹었을까, 안 먹었을까?" 스스로 물어보라. 그러면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나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 세상이 달라진 걸 느낄 거다.

그러나 어른은 이게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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