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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너구리 키우는 법 ㅣ 첫 읽기책 6
천효정 지음, 조미자 그림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첫 읽기책 6권 '아기 너구리 키우는 법'
첫 읽기책은 어린이들에게 소리 내어 들려주기 좋은 동화로 책 읽는 즐거움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진 책이다. 그림책에서 읽기책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이자, 명쾌한 구성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자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시리즈로 된 책!!
그래서인지 책은 소프트 문고판 정도의 사이즈에 글밥이 살짝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글씨가 커서 엄마가 읽어주기에도 또 아이가 혼자 읽기에도 적당한 거 같다. 그리고 칼라 그림이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내용도~^^ 특히나 6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어서, 끊어서 읽어주기에도 무리가 없다.
누구나 한번쯤 품어 봤을, 자기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싶어 하는 유년 시절의 궁금증을 작가 특유의 천연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황새가 물어다 줬다거나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에서 벗어나, 동물 보호소에서 데려온 아기 너구리가 사람 아기로 변했다는 깜찍한 거짓말은 유년 독자가 깜박 솔깃할 만큼 참신하고 재미있다.
최근 육아를 시작한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이 녹아든 초보 부모의 좌충우돌은 아이뿐 아니라 함께 읽는 부모까지 웃음 짓게 한다. 육아나 모성을 과장되게 신성시하지 않으면서, 부모와 아이가 맺어 가는 유대를 포근하고 재치 있게 그린 점도 새롭다.
귀여운 강아지나 똑똑한 앵무새를 키우고 싶던 엄마와 아빠. 우연히 찾은 동물 보호소에서 "이왕 키울 거라면 너구리가 낫다"는 말을 듣고 덜컥 아기 너구리를 집에 데려온다. 아기 너구리는 귀여운 생김새와 달리 크고 작은 말썽으로 엄마 아빠를 지치게 하지만, 갖은 우여곡절 속에 너구리를 향한 엄마 아빠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전국에 살인 벼룩이 퍼지면서 털 있는 동물을 집에서 키울 수 없게 되고...
책은 마치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말하고 있는 듯한.. 그런 책!!
그 덕분에 책을 읽어주기가 한결 수월했던 거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울 딸들 어렸을 적 생각이 자꾸 난다...
그렇게 아기를 키우듯 입양한 아기 너구리를 키우는 엄마,아빠의 모습을 보며...
지난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햄스터 2마리~~~
아, 근데 그새 출산을 해서 7마리의 햄스터가 태어나고..
그렇게 해서 울 집에는 9마리의 햄스터 가족이 살고 있다.
거기에 구피 5마리, 작은 애 유치원에서 가져 온 식용 달팽이, 그리고 주말에 계룡산 자락 개울가에서 잡아 온 다슬기와 올챙이까지~ㅎㅎ
어쩌다 보니, 이렇게까지 가족이 늘게 되었는데도..
울 딸들은 아직도 강아지며, 거북이며... 그렇게 기르고 싶어하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내용이 참...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 거 같다.
그리고 본문 말미에 그 후 이야기로 작가의 말을 추가한 것도 좋았다.
비록 너구리라는 동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살짝 아쉽긴 했지만~^^
@ 책 속에서
- 그래. 이제 너도 그런 걸 물어볼 만한 나이가 됐지.
넌 말이야, 엄마 아빠가 동물 보호소에서 데려왔단다.
응? 동물 보호소에 사람 아기도 있냐고? 물론 아니지. 그땐 넌 사람이 아니라 너구리였거든.
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좋을까.
- "네, 생긴 건 고양이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왕 키울 거라면 너구리가 낫죠."
"~ 너구리를 보는 순간 알겠더구나. 우리가 찾던 게 바로 그 아기 너구리였다는 걸 말이야."
- "네, 맞습니다. 잘 보십시오. '마음에 드는 아기 동물'이 아니라 '마음에 들어 하는 아기 동물'이라고 쓰여 있지 않습니다까? 너구리가 댁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보내 드릴 수가 없어요."
- "며칠이 지났어. 그사이 너구리는 우리 집에 완전히 적응했단다. 갓난너구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완벽하게 해 내서 우리를 기쁘게 해 주었지. 그게 뭐냐고? 뭐긴 뭐야.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거지. 엄마는 너구리가 대견해서 누구에게라도 자랑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칠 지경이었어."
- "너구리가 변신한다는 건 상식이죠! 저는 당연히 알고 계시는 줄 알았습니다."
"저희는 까맣게 몰랐어요! 너구리가 변신하는 동물이면 동물원에 있는 너구디들은 다 뭐죠?"
"아직 변신을 안 했나 보죠. 죽기 직전에야 변신하는 너구리도 있으니까요."
- "아무래도 우리 너구리는 천천히 변신하려놔 봐."
"그러게. 변신할 기미도 없네."
그렇게 엄마, 아빠, 아기 너구리가 함께하는 생활이 시작되었단다.
- "메롱 반사는 아기 동물에게만 있는 특이한 발달 과정입니다. 처음으로 장난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거죠. 메롱 반사가 없는 아기 동물은 장난기가 부족해서 제대로 장난을 치지 못합니다."
- 너구리는 무럭무럭 자라나 아장아장 걸어다닐 정도가 되었어. 그 무렵 엄마 아빠는 온종일 너구리의 입에만 신경이 집중되어 있었단다.
- "너구리, 너. 이리 좀 와 봐."
너구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쪼르르 아빠 앞으로 다가가 앉았지. 아빠는 눈에 힘을 팍 주고 소리쳤어.
"아빠 엄마가 '아이 씨'는 나쁜 말이라고 했어, 안 했어?"
- 그제야 엄마 아빠는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이대로라면 너구리가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어. 그렇다고 우리 너구리를 내쫓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
엄마 아빠는 최대한 너구리를 꼭꼭 숨겨 놓기로 했지.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어.
- 너구리가 사람이 된 후로 일년이 지났어요.
봄볕이 따스한 날.
저와 남편은 너구리를 데리고 동물 보호소를 찾았답니다. 네, 맞아요. 너구리를 처음 만났던 바로 그 동물 보호소 말이에요.
- 그런데 동물 보호소에 다녀온 후로 문제가 생겼어요. 너구리가 날마다 이렇게 졸라대기 시작한 거예요.
"코야코야 여우 보러 가요, 코야코야 여우~!"
- 저와 남편은 너구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무릎을 탁, 치며 동시에 외쳤어요.
"참! 여우도 변신을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