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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누가 만들어요? - 두더지 가족의 봄, 여름, 가을, 겨울 ㅣ 책콩 저학년 5
따라스 프록하이시코 지음, 마리아나 프록하이시코 그림 / 책과콩나무 / 2015년 1월
평점 :
제목부터... 그리고 그림부터 그리고 본문 속지와 본문 그림까지~~~
참.... 잔잔하면서도 멋진 그림책!!!
이 책은 두더지 부부와 이름마저 귀여운 아기 두더지들이 함께 사는, 이른바 다둥이 가족인 두더지 가족의 이야기이다. '두더지일보'를 만드는 느긋한 아빠 두더지와 '집안일만 하면서 보내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며 여유롭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엄마 두더지, 그리고 자그마치 열세마리의 새끼 두더지가 그 주인공이다. 그 중에서도 따스한 봄날, 막내로 태어나 세상 구경을 한 쌍둥이가 처음으로 접하는 놀라운 세상이 사계절에 걸쳐 아름답게 펼쳐진다. 호기심 많은 쌍둥이, 엉금이와 푸푸니의 시선은 곧 우리 아이들의 시선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주는 편안함과 행복,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이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복작복작 형제 간의 정을 전해 주지요.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새끼 두더지와 숲 속 친구들은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삶, 나누는 삶을 하나하나 배워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접하기 힘든 우크라이나 작가들의 작품으로, 푸근한 글만큼이나 독특하면서도 따뜻한 삽화도 인상적이다. 앞으로는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정다운 두더지 가족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그저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끝없는 배움에 지친 우리 아이들이 아기 두더지들처럼 신나게 뛰어 놀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을, 첫눈이 내리는 날의 즐거움을, 가족과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의 정겨움을 온몸과 온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멋진 책!!!!
두더지가 주인공인.... 그런 책... 거기다 두더지 가족이라니...
그 내용 또한 참.... 정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약 9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기존의 그림책에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초등 저학년들에게 읽히면 좋은 그런 책 같다.
무튼... 올해 9살이 큰 딸은 읽고 나서 별 말이 없다. 잉상하다...
아무래도 잠자기 전에 아이들에게 읽어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그런 책 같다.
번역도 자연스럽고.. 그만큼 원작이 좋다는 얘기겠지?
@ 책 속으로
1. 봄의 첫날, 쌍둥이가 태어났어요!
- 너도밤나무 숲에 사는 두더지 가족의 열세번째 아기 두더지는 딸이었습니다. 열두번째까지는 몽땅 아들이었지요. 여섯마리는 지지난 해 봄에, 다섯마리는 지난해 봄에, 그리고 오늘 태어난 쌍둥이 중 첫째 역시 아들이었습니다. 두더지 가족은 갓 태어난 쌍둥이를 빙 에워쌌고, 휘둥그레진 눈으로 쌍둥이를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 사실, 두더지 부부네 아이들의 이름은 어쩌다 지은 이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두더지 부부는 태어나 처음 몇 시간 안에 아이만의 가장 중요한 품성이 드러난다고 생각했고, 아이의 이름은 그러한 품성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게 마땅하다고 믿었거든요.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투덜거리기 시작한 두더지는 투덜이가 되었습니다. 우렁이는 목소리가 우렁찼고, 보송이는 놀라우리만치 보송보송한 털을 지니고 태어났으며~~~
- 그러는 동안 아빠 두더지는 자작나무 주스 한 병과 2단 케이크를 가져왔습니다. 봄의 시작이나 첫눈 오는 날, 아니면 아이들의 생일처럼 가장 큰 잔칫날에만 있는 일이어씁니다. 오늘은 기쁜 일이 겹친 날이었습니다. 쌍둥이가 세상에서 나온 날이자 봄이 시작되는 날이었으니까요.
2. 아빠와 함께 산책을 가요.
- 봄이 되면 숲 속은 생기가 넘쳐납니다. 매일매일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새롭게 일어나는지 다 적기가 힘들 정도이지요. 풀잎이 자라나고, 나뭇잎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어나고, 개울과 호수는 맑은 물로 가득합니다. 수많은 땅 속 굴과 동굴, 나무 구멍과 둥지들에선 누군가의 형제자매들이 태어납니다. 봄날읳 ㅐ님은 마음을 들썩이게 하고, 부추기며, 응원을 보냅니다.
- 엄마 두더지는 항상 즐겁게 생활했고, 새롭고 도전적인 일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동안 이것저것 해 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이지요! 엄마 두더지는 여러 나라 말을 공부했고, 난초를 키워 보기도 했으며, 트램펄린에서 방방 뛰어 보기도 했습니다. 엄마 두더지는 '집안일만 하면서 보내기에 인생은 너무 짧아'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엄마 두더지는 집안일도 아주 잘했습니다. 트램펄린에서 방방 뛰고 나면 엄마 두더지가 만든 수프는 더욱 맛이 그윽해졌고, 프랑스어 단어를 외우고 나면 엄마 두더지가 만든 버섯 케이크는 특히나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3. 주머니 밖 세상은 놀라워요
- 어느 화창한 아침, 침묵이는 푸푸니에게 낡은 쌍안경을 선물로 주었고, 똘똘이는 엉금이에게 주머니에 있는 비밀 구멍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주머니 밖 세상이 잘 보이는 구멍이었지요. 그 때부터 엉금이와 푸푸니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엉금이와 푸푸니는 세상이 주머니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을 아주 색다르게 볼 수도 있었습니다.
- 아빠 두더지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너무도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 같아서 조금은 슬펐지만 그래도 환하게 웃음을 지었습니다.
4. 헤엄을 꼭 배우고 싶어요.
- 바로 그 이튿날, 푸푸니는 물이 허리에 닿을 때까지 거침없이 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때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거니까요. 댐지는 친구를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습니다.
5. 가을엔 할 일이 많아요.
- 이튿날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푸푸니는 지붕 위로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푸푸니는 푹 늦잠을 잤습니다. 다들 나간 뒤라 방 안은 텅 비어 있었지요. '허리케인은 괜찮나' 하고 생각하며 푸푸니는 잠옷도 갈아입지 않고 부엌으로 달려갔스빈다.
- 물론 푸푸니도 그런 칭찬에 마음이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껏 영웅적인 일을 하려고 나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푸푸니는 드디어 헤엄치는 법을 완벽하게 배웠다는 사실에 하늘을 날 듯이 기뻤습니다.
- 하지만 좋든 싫든 배수구는 여러 가지 잡동사니들로 막히기 마련인지라, 그럴 때면 곧바로 ㅊ우는 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었지요. 잠이 덜 깬 두더지 형제들은 묵묵히, 그리고 재빨리 준비를 마쳤습니다.
- "엄마, 두더지들은 죽으면 어떻게 돼요?"
"하늘나라로 가지."
"그런데 왜 우리 눈에는 안 보여요?"
"그건 하얀색이라서 그래. 게다가 눈구름 속에 살거든."
"거기서 뭘 하는데요?"
"하늘 두더지들은 눈을 만든단다. 겨울이면 땅 위로 눈을 뿌리지. 그건 그렇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니 너도 곧 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게 될 거야. 기다렸다가 직접 보는 수밖에. 말로 눈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거든... 앗, 누가 문을 두드리네."
6. 새로운 식구를 맞이했어요.
- 카페 안은 따뜻하고 아늑했습니다. 긴 탁자에는 아빠 두더지가 앉아 있었습니다. 아빠 두더지는 커피를 마시며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추운 요즘 날씨를 두고 슴도치 아저씨와 한창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습니다. 둥근 탁자에는 다림쥐네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 "세상에! 얘를 어디에서 데려온 거니?" 뱀불이 말했습니다.
"오늘 태어났어요. 어제까지는 없었죠." 아빠 두더지가 갓 태어난 아기 토끼 쪽으로 허리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이런, 새끼 토끼들은 봄에만 태어나는데, 그게 자연의 법칙이지. 지금은 겨울이고! 이건 말도 안돼!"
7. 눈은 누가 만들어요?
- 다시 사흘이 지나도록 눈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밤중에 펑펑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이 되도록 아무도 몰랐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엄마 두더지는 아빠 두더지외 나눠 마실 재스민 꽃잎을 띄운 차를 우리고 있었습니다. 아빠 두더지는 평소처럼 엄마 두더지와 나눠 마실 커피를 끓이고 있었지요.
엉금이는 마티나의 목에 기다란 털목도리를 둘러 주고 있었습니다. 마티나가 오노 뒤로 아이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일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 사방에서 눈송이가 날아와 엉금이의 두 손과 머리 위에 내려앉았고, 코와 귀를 간질였습니다. 그것은 놀라우리만치 유쾌한 일이었고, 눈곱만큼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엉금이는 넘치는 기쁨에 눈을 향해 마구 달리고 싶어졌습니다.
"마티나, 이게 눈이야!"
- "그런데 이 눈은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
"응,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
"뭐라고? 말도 안 돼! 이 눈은 하늘나라에 있는 두더지들이 만든 거야."
"무슨 두더지? 하늘에서 흰 올삐미들이 만드는 거야!"
"흰 올빼미는 너잖아! 눈을 만드는 건 두더지야!"
"나는 흰 올빼미가 아니야. 하지만 죽으면 흰 올빼미가 될 거야! 그럼 나도 눈을 만들고 있을 거고!"
"내가 눈을 만들고 있을 거야! 우리 형들도! 푸푸니도!"
- "있잖아, 무서워하지 않는 건 참 멋진 일이야." 푸푸니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좀 어렵긴 해." 엉금이는 한숨을 쉬고 반ㄷ쪽으로 돌아누웠습니다.
스르르 잠이 드는 엉금이의 귀에 부엌에서 아빠 두더지가 타자기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