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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인 ㅣ 철학하는 아이 3
마이클 포먼 글.그림, 민유리 옮김, 이상희 해설 / 이마주 / 2014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사소한 싸움으로 인해 순수한 인간성이 파괴되고 아름다운 자연마저 잃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거인이라는 동화적인 설정을 통해 보여준다. 잔혹한 장면이나 내용은 어디에도 없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보여주는 긴장감으로 인해 다투는 일이 얼마나 의미 없고 어리석은지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아울러 ‘다투는 게 나쁘기만 한 걸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싸워야 큰다.’는 말처럼 싸우면서 배우고 해결되는 일도 많으니까.
이 책의 작가 마이클 포먼은 2차 세계대전을 직접 겪은 전쟁 세대로, 참혹한 전쟁을 겪으며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천착해온 작가가 힘주어 말하고 싶은 것은 어리석은 다툼이나 전쟁을 ‘어떻게 멈추고, 다시 평화를 되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대변한다.
두 거인이 그랬던 것처럼 사소한 갈등에서 비롯된 다툼은 우연히 혹은 뜻밖에 해소되는데, 함께한 좋은 기억 덕분에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떠올린 것이다. 그러자마자 둘은 서로에게 내리치려던 돌 방망이를 내던지고 베시시 웃는다. 그러면서 차갑던 마음이 녹아내리자 풀밭에 꽃도, 나비도, 계절도 돌아오고, 아름다운 나라를 되찾게 된다.
출판사의 책 소개글처럼...
우리도 두 거인처럼 싸움을 멈추고 화해를 청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지?
아이와 엄마가 마주앉아 자기만의 화해하기 비법을 생각해보는 것도 책을 의미 있게 읽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음..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의 그림책인 것도 같고, 제목도 왠지 익숙한 것도 같고 그랬다.
아마 거인의 정원이라는 책이 생각나서 그랬나보다.
소프트커버에 백색코팅지로 된 본문 그리고 컬러 그림에 그다지 많지 않은 글밥!
그래서인지 초1 울 딸은 뚝딱 책을 읽었던 거 같다.
커다란 하드커버 그림책에서 업그레이드 하기에 딱 좋은 케이스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책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철학하는 아이' 시리즈의 3권이다. '철학하는 아이'는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물음에 대한 답을 명사와 함께 찾아가는 그림동화라고 한다. 책 뒤편에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소개되어 있는데, 그 두 권인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세상을 다시 그린다면도 봐야 할 것 같아서 일단 구입하기로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이제는 단순한 재미 위주의 책보다는 뭔가 감동이 있고,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리고 정보를 주는 그런 책을 봐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이 시리즈가 그런 나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반가운 맘까지 들었다.
더군다나 아이들 눈높이에 많게 어렵지 않은 어휘 사용과 읽기 편한 문장 그리고 간결한 내용 등~
무엇보다 글의 내용을 확실히 전달해 주는 간결한 그림까지도~~
기회가 된다면 원서를 읽어도 참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페이지로 해설이 달린 것도 참 좋았다. 이 책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한번 더 강조하며 구체적으로 풀어준 덕에 아이에게 설명해 주기도 한결 수월했으니~
무튼.. 요 시리즈 책은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고, 큰 애 학교 도서관에서도 언젠가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책 속에서
- 옛날하고도 아주 먼 옛날, 아름다운 나라에 거인 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 두 거인의 발길이 닿는 곳에서는 언제나 개똥지빠귀와 나이팅게일이 노래를 했답니다.
- 두 거인은 난생처음 다투었습니다. 해는 구름 뒤로 숨어 버리고, 구름은 점점 크고 시커매졌습니다.
- 두 거인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습니다. 그래서 홍수를 피해 산으로 달아나면서 서로에게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 두 거인은 눈을 좋아했지만 눈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나긴 겨울만 계속되었지요. 이제 두 거인은 여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도 잊고 말았습니다.
- 서로가 던진 바위에 귀와 코, 머리를 수도 없이 얻어맞으면서 둘의 분노는 끝없이 자랐습니다.
- 둘이 똑같이 한 짝은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 양말을, 한 짝은 빨강과 파랑이 섞인 양말을 신고 있었습니다. 둘은 한참을 서서 서로의 짝짝이 양말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거인에게 바다가 땅을 뒤덮었던 그날의 기억이 조금씩 조금씩 떠올랐습니다.
- 이제 둘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싸웠는지조차 잊었습니다. 오로지 둘이서 친구였던 그 때를 기억할 뿐이었습니다. 두 거인은 방망이를 바다에 내던지고는 웃고, 춤추었습니다.
- 계절도 다시 돌아와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끝나면 가을과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 이따금씩 두 거인은 함께 걸었습니다. 때로는 잔디가 뒤덮인 땅을, 때로는 낙엽이 쌓인 길을, 때로는 하얗게 눈이 덮인 곳을 말이지요.
- 언제 어디서건 둘은 항상 짝짝이 양말을 신었습니다. 새 양말이 생겨도 한 짝은 꼭 다른 거인에게 주었지요. 만약의 경우를 위해서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