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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숲과 감자 칩 ㅣ 도토리 작은숲 1
요코쓰카 마코토 지음, 고향옥 옮김 / 도토리나무 / 2014년 9월
평점 :
일본 2013년 전국청소년독서감상문 대회 선정도서..
우리가 좋아하는 감자 칩, 우리가 날마다 쓰는 샴푸와 비누.. 때문에 지금 코끼리와 숲이 위험에 놓여 있단다.
제목만 봤을 땐... 왠지.. 창작동화책처럼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책은 환경관련 도서로 분류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사진가협회 회원으로 잡지 편집자로 일했고, 지금은 사진가로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오키나와 현, 보르네오 섬, 코스타리카, 마다가스카르 섬 등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후세에 남기고 싶은 자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고 있다고 한다. 주요 작품으로 코끼리가 건너는 강, 사가리바나, 오랑우탄을 만나러 가다, 열대우림 모음집이 있는데.. 다 본인이 직접 사진을 찍고 글을 써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한번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주요 내용은 우리가 좋아하는 감자 칩 때문에 코끼리와 코끼리가 살고 있는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저자는 그 이유가 ‘팜나무’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더 말하자면 팜나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식물성 기름을 얻기 위해 거대한 농장을 만들면서, 보르네오 섬 숲에 코끼리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그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담아 사람과 숲, 숲과 동물들의 공존을 이야기한 책이다. 지구는 사람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며, 아무리 작은 존재라도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보르네오 섬의 울창한 숲, 그 숲에 사는 야생동물의 모습과 우리가 즐겨 먹는 인스턴트 음식, 화장품, 비누를 대비해 보여줌으로써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또한 보르네오 섬과 팜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주고, 보루네오 섬의 숲을 보존하기 위한 여러 활동의 모습들도 본문 뒤에 수록해 두었다.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른 어떤 책들보다 더 생생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멋지기도 하다.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팜나무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보르네오섬에 대해 조금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번역이 잘 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본문 글이 '~~요'라는 말로 끝난다는 것이다.
마치 1인칭 작가가 어린이가 되어 자신의 친구들에게 얘기하듯이 그렇게 편하게 번역되어 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게 참 좋았다. 아이들도 그래서 더 재밌게 읽었던 것 같고!!!
본문 말미에는 2페이지에 걸쳐 보르네오 섬, 보르네오 섬에 사는 코끼리, 팜유, 대규모 팜나무 농장 개발과 열대우림 보전이라는 타이틀로 부연설명이 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지식 확장까지 연계되어 좋았다.
초등 3,4학년 교과 과정과 연계되어 있으니, 초등 저학년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책 속에서
- 여기는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 섬. 나는 해가 뜨자마자 조그만 보트를 타고 동물들을 관찰하러 나갔습니다. 섬 북동부를 흐른ㄴ 키나바탕안 강 주변 숲에는 수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 나는 코끼리를 보고 싶었어요. 코끼리는 보르네오 섬에 사는 동물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동물이에요. 코끼리는 드넓은 보르네오 섬 안에서도 한정된 지역에만 살아요.
- 해가 머리 꼭대기에 떴을 때, 어둑어둑한 숲에서 코끼리를 발견했어요. 코끼리는 밤에도 활동할 때가 많아서 낮에 숲에서 잠을 자거나 쉬기도 해요. 숲에서 코를 찌르는 코끼리 냄새가 풍겨왔어요.
- 자그마치 80마리나 되는 큰 무리였지요. 눈 앞에서 코끼리들의 울음소리와 숨소리가 들리고, 코를 찌르는 코끼리 냄새가 풍겨 왔어요. 나는 한동안 할말을 잃었어요.
- 코끼리들이 노는 모습은 개나 고양이가 뛰노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어요. 몸집이 크고 힘이 센 코끼리가 그토록 표정이 풍부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이란 걸 그 때 처음 알았지요. 나는 단박에 코끼리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 아기 코끼리도 한마리 있었어요. 아기 코끼리는 어미 뒤를 따라 어푸어푸하며 강을 건너고 있었어요. 많이 힘들어 했어요. 금방이라도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아 도저히 보고 있을 수 없었지요.
- '푸우푸우'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아기 코끼리가 강물을 먹었나봐요.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어쩌나 걱정하는데, 어미 코끼리가 몸을 기울여 아기 코끼리를 등에 태웠어요. 그리고 계속 강을 건넜어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 내!", 나도 모르게 소리쳤어요.
- 이윽고 어미와 아기 코끼리는 숲 속으로 사라졌어요. "코끼리들은 먹을 것이 없으면 강을 건너가요. 숲이 줄어든 걸 알거든요." 안내원이 코끼리가 강을 건너가는 까닭을 이야기 해 주었어요. 그 때 나는 안내원의 설명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얼마든지 먹이가 있을 것 같은 열대우림이 펼쳐져 있었으니까요.
- 이튿날 나는 '숲이 줄어든다'는 게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헬리콥터를 타고 키나바탕안 강을 살펴보기로 했어요. 초록 숲 사이로 강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었어요. 하지만, 짙은 초록 숲은 기름야자나무의 한 종류인 팜나무를 기르는 아주 큰 농장이었어요. 사람들이 숲의 나무들을 모두 잘라내고, 팜나무를 심은 곳이지요. 야생동물은 이런 농장이 있는 곳에서는 살 수 없어요. 그래서 코끼리와 다른 야생동물들은 강 주변에 조금 남아 있는 좁은 자연 숲에서 사는 거였어요.
- 나는 공장에서 기름을 짜내는 과정을 지켜봤어요. 열매를 살짝 만져 보니 손에 기름이 묻었어요. 팜나무 열매는 손에 묻을 정도로 기름이 많이 들어 있어요. 이 팜유는 세계로 수출되어 많은 것들을 만드는데 쓰여요. 예를 들면, 감자 칩이나 컵라면, 마가린 같은 많은 식품을 만들 때 쓰이지요. 또한 세제나 샴푸, 잉크, 화장품 같은 것을 만드는 데에도 쓰이고요. 우리의 풍족한 생활을 위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팜나무를 심는 거예요. 하지만 그 때문에 동물들은 살 곳을 빼앗기고 있어요.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
- 나는 아이를 안고 있는 남자에게 물었어요. "코끼리를 싫어하지 않으세요?" "아니요, 아주 좋아합니다."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어요. "코끼리가 가끔 밭을 엉망으로 만들긴 해요. 하지만 원래 코끼리들이 다니는 길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죠." 그렇게 말하고 숲으로 돌아가는 코끼를 한참동안 바라봤어요.
- 코끼리와 눈이 마주쳤어요. 신기하게도 그 눈동자가 조그만 지구로 보였어요. 눈동자는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 우리들이 먹고 쓰는 것들 가운데에는 살아 있는 많은 생명들을 희생해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아요. 그것을 알면 생각없이 먹고, 마시고, 물건을 함부로 쓸 수 없겠지요.
- 보르네오 섬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는 코끼리를 통해서 알았어요. 하지만 나는 보르네오 섬과 지구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에요. 첫 걸음은, 바로 '아는 것'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