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생활 문화 시리즈 2권인 <효재 이모의 사계절 뜰에서>
이 시리즈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전통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어 받는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를 아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자연주의 살림꾼 이효재 씨와 아이들의 친구 채인선 씨가 마음을 모아 만든 이 시리즈는 어린이 독자로 하여금 우리 고유의 생활 문화에 자긍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간되었다.
이효재씨는 성북동 에서 한복가게를 운영하고 있ㅇ며, 우리 전통의 멋스러움과 실용성을 되살리는 창의적인 살림꾼으로 이름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환경센터 이사로 참여하여, 자연의 마음으로 있는 그래로의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항상 이효재씨의 생활을 동경하고 있던 터라 이 분의 책이 참 궁금하긴 했다.
올해 초 1된 큰 애보다는 내가 더 재미나게 읽어나갔던 거 같다.
책은 정원사가 되고 싶어하는 보조개가 효재 이모의 집을 방문하면서 효재 이모와 함께 뜰의 사계절에 대해 함께 체험하는 얘기를 보조개가 얘기하듯이 써 내려간 책이다.
책은 전체적으로 아주 깔끔하고, 분위기 있었다. 글자체도 가지런해서 보기 좋았고,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도 참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 책 속 주인공인 효재이모의 온화한 표정도 정말 좋았다. 읽고 있으면 그냥 자연스럽게 영혼이 깨끗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무튼..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평화로움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그런 책이어서 아이와 두고두고 활용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딸기잼 만드는 법, 녹차 케이크 만드는 법, 연밥 만드는 법 등 레시피가 있어서 더 알차게 느껴졌다.
특히나 5월의 봄꽃들, 수생식물들, 가을 나뭇잎들, 봄나물 등의 정보까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 더 고마운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본 것 같다.
본문 시작 전에 다음과 같은 글로 본문의 내용이 뭔지를 살짝 암시해 주고 있는데, 그 시작이 독자를 위한 꼼꼼한 배려 같아서 좋았다.
'성북동의 봄은 노란 영춘화부터 시작되어요. 영춘화가 피어나는 걸 보니 효재 이모의 담장 높은 집 뜰 안이 더 궁금해졌어요. 저 뜰에는 어떤 꽃나무가 있을까? 연못에는 물고기가 살까? 그네도 있다던데 그네에는 누가 앉아 있을까? 같이 좀 가자고 하면 부숭이는 "안 돼. 효재 이모 바빠. 뜰에 할 일이 많거든." 하며 돌아서요. 나도 그쯤은 알아요. 봄에는 늘 호미와 부삽을 끼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내 꿈은 정원사가 되는 것이예요.'
전체적으로 글씨도 많이 작고 해서..
초1 딸이 혼자 읽기에는 무리가 좀 있을 것 같지만, 아이가 좀 크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책 속에서
- 봄이 다 가도록 미적거리를 수는 없어요. 마침내 난 결심을 했어요. 혼자서 효재 이모네 집을 찾아가겠다고. 실천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효재 이모가 말씀하셨다지요?
- 난 자꾸 웃음이 나왔어요.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 몰랐죠! 효재 이모를 도와 드릴 수 있어서 기뻤어요. 게다가 꿈에 그리던 비밀의 화원에 나 혼자 들어선다니! 나는 열쇠 꾸러미를 들고 위풍당당하게 출발했어요.
- 효재 이모가 노래를 불러요. "나의 사랑 둥굴레, 나의 사랑 둥굴레.." "둥굴레가 그렇게 예뻐요?" 내가 묻자 이모는 "내 나이가 되면 화려한 꽃보다는 소박하면서도 자태가 고운 꽃들이 더 끌리는 법이란다."라고 말합니다. "효재 이모처럼 나이가 들려면 40년도 더 기다려야 해요.""40년 후에도 나를 기억해 줘. 둥글레를 보면서."
- 제철과일에는 그때그때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요. 딸기는 겨우내 신선한 과일을 먹지 못한 사람들에게 보약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쳐진 기운을 북돋아준대요. (* 쳐진이 아니라 처진이 맞는 표기법이 아닌지...)
- 내가 연밥이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효재 이모가 연잎을 몇장 주시면서 집에 가서 엄마랑 만들어 보라고 하셨어요. 한번 더 먹어 보면 연밥과 사랑에 빠지게 될 거래요.
- 꼬마 효재 이모는 마당에 있으면 할 일이 많아 배고픈 줄도 몰랐대요. 이거 하고 놀아야 하고 저거 하고 놀아야 하고. 마당에서 할 수 있는 놀이가 1,000가지나 될 거라는데요?
- 손을 많이 쓰면 손도 커지고 당연히 손톱도 커진대요. 큰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면 사람들은 손이 크다는 생각을 못하고 봉숭아물 예쁘다며 큰 손톱을 부러워한대요. 효재 이모는 비밀을 말하듯 이렇게 속삭였어요. "봉숭아물을 같이 들이면 평생 친구가 된다는 말이 있찌. 결코 배반할 수 없는 친구가 된다는 거야."
- 효재 이모네 김장 담그기
1. 배추를 소금에 절여요. 절이는 시간은 6시간 정도
2. 멸치, 다시마, 대파를 넣고 한시간 정도 맛국물을 끓여요. 여기에 고춧가루, 새우젓, 마늘, 액젓을 고루 섞어 한시간 가량 두면 배추 소 완성!
3. 절인 배추를 씻어 물기를 뺀 다음, 배추에 준비한 소를 넣어요.
4. 배추를 독에 차곡차곡 넣고 대나무 가지로 마무리! 이렇게 하면 김치가 빨리 시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답니다.
- 효재 이모는 겨울이 오기 전 마당에서 마지막으로 할 일이 낙엽을 줍는거라고 하셨어요. 가을부터 마당을 내버려 두는 것도 낙엽을 줍기 위해서라고요. 낙엽 중에서 잎이 큰 것을 주로 줍는데 이것들이 겨우내 컵받침, 그릇받침, 심지어는 접시 대용으로 쓰인답니다.
- 옛날에는 어느 집에나 화로가 있었대요. 추운 겨울날 불이 잘 붙은 숯을 화로에 넣어 방 윗목에 두면 금세 따스한 기운이 방에 고루 펴졌답니다. 화로 속에는 고구마와 밤이 늘 들어 있어 밥을 기다리는 동안 배고픔을 달랠 수 있었대요. 서양의 벽난로는 벽에 딱 붙어 있지만 우리의 화로는 이리저리 옮길 수 있는 방안의 아궁이였답니다.
- 언젠가 텔레비젼을 보았는데 나물반찬은 한국에만 있다는데요? 다른 나라들은 채소를 그냥 삶거나 구워 먹든지 샐러드를 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우리처럼 나물로 무쳐 먹으면 많이 먹을 수 있고, 말려 두면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으니 나물은 정말 훌륭한 음식이에요.
- 드디어 제비꽃 화전과 봄나물로 점심 밥상이 차려졌어요. 나는 젓가락으로 봄나물을 하나하나 맛보다가 모두 넣고 고추장으로 비볐어요. 한숟갈 입에 넣고는 "아! 너무 행복해!"하고 외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