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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별
카이 뤼프트너 지음, 카트야 게르만 그림 / 봄나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가는 <영원한 이별>
사실 아이들 그림책에서 죽음이라는 걸 다루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서도 슬슬 알려주는 게 나쁘진 않은 거 같다.
특히나 세월호 침몰로 인한 뉴스가 연일 지속되면서, 올해 8살과 6살 된 아이들도 뭔가 느끼지 않았나 싶다.
실종이며, 사망이며...
이 책은 다른 어떤 그림책보다 아빠의 죽음을 영원한 이별이라는 말로 아이 눈높이에 맞게 잘 표현한 듯 싶다.
이 책의 주인공은 나... 나는 작은 남자아이로 항상 연을 가지고 다닌다.
원서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번역을 자연스럽게 잘 한 것도 같고..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본문 내용을 살펴보자면..
'우리 집 앞 꽃들은 어제와 똑같아요. 길거리의 신호등도 똑같고요.~
어차피 이제 모든 것들이 달라졌어요.'라고 주인공인 남자아이가 말하듯이 그렇게 써내려갔다.
(사실 아이들이 쓰지 않았으면 하는 단어들 중에 '어차피'라는 단어가 있는데... 요 단어는 자포자기 하는 듯한 부정적 인상을 주는 게 조금 싫다..)
이어 '내 이름은 에고, 난 남아 있는 사람이에요. 공부를 못하는 낙제생처럼 남아서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남이 있는 사람을 유가족이라고 한다고 아이에게 알려줬다. 대신 낙제생이라는 단어는 좀 빼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이 페이지에서는 머리카락 하나도 없는 아빠가 병원 침대에 누워서 연을 만들기 위한 나무?를 손질하는 모습이 보이고, 아이는 커다란 빨간 종이에 마름모를 그려놓고 종이를 오리고 있다.
이후 묘비들이 보이고, 에곤과 그의 엄마 그리고 깊은 땅 속이 그려져있다.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에 대한 설명을 '이 말은 '영원한 이별'로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라고 써 있다. 글만 읽어도 슬픈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 하다.
이후 영원한 이별에는 약도 없다고 에곤은 말하고 있고, 또 사람들이 자기 머리를 쓰다듬으며 '딱해서 어쩌나?' '나이도 어린애가... 쯧쯧....' 하기도 하고, 또 이유없이 자기를 웃기려는 사람들, 수군대는 사람들이 모두 싫다고 한다. 정말 사실 그대로 잘 묘사해 준 거 같다. 보통 이런 슬픈 일을 당한 경우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반응들이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에곤이 차마 대견하다고 느끼는 게 '그들은 내게 무슨 말을 해 줘야 할지 무척 어렵다고 해요. 하지만 내 생각에는 한마디면 충분해요. 우리 아빠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말하면 돼요. 영원히 떠났다고요.' 있는 현실을... 가슴 아프지만 담담히 받아들이는 아이의 모습이... 살짝 안쓰럽기도 하지만, 절대 에곤은 그런 눈길을 바라는 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
에곤의 아빠는 몸 속에 뭔가 나쁜 게 생겨서..(아마도 암...) 지난 몇 년 동안 고생을 많이 하시다가 2주 전에 돌아가셨단다. 에곤은 작년에 자기네 집 강아지 페르디난드가 죽었을 때보다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미 에곤은 반려견도 떠나보낸 슬픔을 한 번 겪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엄마는 우리가 앞으로 옛날처럼 사는 건 영원히 불가능할거라고 말했어요. 그래도 꿋꿋이 살아가야 한대요. 비록 힘들겠지만... 아빠는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사진 속에서만이 아니라, 내 가슴속에도 있어요.' 참... 가슴 아픈 글귀가 아닌가 싶다.
절대 계획할 수 없는 이별.... 어찌할 수 없는 이별....에 대해서 에곤과 에곤이 엄마는 참 담담하게 아빠와의 이별을 감수해 내고 있는 거 같아서....
마지막 페이지에는 항상 에곤이 옆에 끼고 다니던 빨간 연을 힘차게 날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 페이지에는 '그래서 내가 아빠라고도 할 수 있어요. 내 몸의 아주 작은 부분이 아빠니까요. 영워히...'
라고 의미심장한 글로 마무리 한다.
이 책을 울 아이들이랑 함께 읽었을 때... 아이들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냥 슬픈거라고...
하지만, 이 책을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읽는다면 아마도 지금과는 또 다른 반응을 보일 것 같다.
부모가 되고 보니...
아이들과 오래오래 함께 살고픈 욕심이랄까... 바람이랄까.. 그런게 생긴다.
하지만, 아이가 크는만큼 부모는 늙어가고 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
그런 일련의 변화된 모습을 울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음 좋겠다.
다만, 갑작스러운 사고나 건강 이상이 아닌.... 아이들과 오래오래 살다가... 때가 되서..
정말 자연스럽게 이별할 수 있는 그런 축복된 삶이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온 나라가 세월호 침묵으로 인해 우울한 분위기라 그런지..
이 책이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거 같다.
어쩌면 아이보다 내가 더 많은 걸 느끼게 해 준 그런.. 고마운 책이었다.
무엇보다 그림이 참 잔잔하면서도 어둡지 않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