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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4년 3월
평점 :
'인문학'이 뜨고 있는 요즘이다. 거기다 영화를 읽어주는 인문학이라~
책 제목도 책 표지도 정말정말 맘에 드는 책!!!
이 책의 저자 안용태는 블로그 <image or real>를 운영하며 인문학, 영화 비평 등을 특유의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인문학 블로그로는 이례적으로 300만 이상의 방문자수를 기록했다. '다음 인문학 파워 블로그'로 선정 되었으며, '영화와 함께 보는 인문학' 팟캐스트를 통해 인문학으로 영화를 읽으며 우리 사회에 얽혀 있는 불안, 아품, 무기력 등을 풀어냈다. 현재는 영화 인문학 강의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며 영화, 문학, 음악, 춤, 철학에 이르는 글을 쓰고 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영화와 인문학은 많이 닮았다. 영화에는 삶과 인간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 담겨 있고 인문학은 인간의 가장 집약적인 고민과 갈등을 풀어내려 애쓰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작가의 바람처럼 이 택은 이 두 영역을 마치 매력적인 남녀가 연애를 하듯 영화와 인문학을 만나게 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스무 편의 영화는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 영화 속에는 단순히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절실한 문제가 담겨 있었다.
작가는 본인이 경험한 것처럼 이 영화들과 수많은 인문학 거장의 해법들이 우리 자신에게 때로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때로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로, 때로는 자신과 세계를 잇는 작은 손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가의 말대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은 총 20개의 영화가 등장한다. 불행하게도 내가 거의 못 본 영화라... 아니, 내가 본 영화가 몇 편 안 되는 게 살짝 아쉽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이 영화~ 정말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필력이 참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아니, 필력이 아니라 책과 영화 등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지식이 참 부러웠고, 또 이런 글을 나도 써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더 읽고 싶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던 거 같다. 자꾸 읽고 싶게 만드는 그런 책을 만나서 참 반가웠다. 정말 작가의 말처럼 영화와 인문학이 만나 우리 주변에 얽혀 있는 불안, 아픔, 무기력 등을 풀어내주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에 비친 '낯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도와주며 영화 속에서 우리가 공감하고 비판했던 장면 하나하나가 자신을 비추어내는 거울이라는 걸 이 책이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인 거 같다.
영화를 좋아하고, 또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듯~
@ 책 속에서
- 이터널 선샤인
.. 사실 기억이라는 것은 명증한 사실의 종합이 아니라 스스로도 파악하지 못한 주관적 감정의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똑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각 개인이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기에, 한가지 사건 속에도 여러 기억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기억은 견고한 토대없이 항시 일부를 잃어버리고 다른 것으로 변해버리는 특징을 가진다.
- 라이프 오브 파이
.. 사람이 경이로운 자연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은 무언가 압도적이고 신비로운 성스러움을 느꼈다는 것을 의미한다. ~ 결국 성스러움이라는 것은 초월적 본질로서 이데아와 같은 것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세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주관적 경험을 의미하는 것이다.
- 어둠 속의 댄서
.. 몽상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엄마의 품과 같은 편안한 휴식이다. 즉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상태의 몽상은 저 깊고 깊은 곳으로 침전해 들어가는 모성에 속하며, 이것은 인간에게 모든 이성적 측면에서 벗어나 우리의 온 존재가 쉴 수 있는 여성적 휴식을 경험하게 한다.
- 쇼생크 탈출
.. 니체는 일상적으로 같은 것을 반복하며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것을 두고 영원회귀에 빠져버린 삶이라고 말했다. 영원회귀란 모든 만물은 그 어떤 목적도 없이, 동일한 모습(동일자)으로 영원히 순환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만약 우리의 삶이 절대적 절망의 상태에 빠져 그 어떤 목적도 의미도 없이 똑같은 루프만 무한히 반복한다면 어떠할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지옥일지도 모르겠다.
.. 니체는 절대적 절망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써 주인의식이 있는 고귀한 인간의 삶을 말한다. 고귀한 인간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하고 지배할 수 있는 인간 유형을 말한다.
-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키르케고르는 절망과 불안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서 인간이 절망에 빠져들었기에 불안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즉, 불안은 자유의 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 선택의 가능성 앞에서 현기증을 느낀다. 우스갯소리로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결정 장애자라고도 부르는데, 이 또한 가능성의 현기증 앞에서 선택ㅇ르 하지 못하는 것이다.
.. 존재자라는 것은 무엇에 의해 존재한다기보다는 끊임없이 자신을 미래로 내던지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존재성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 타인의 삶
.. 하나의 현상은 자신이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서 그리고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서 달리 다가오게 마련이다. 결국 타인의 시선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타인의 의식 속에 떠오른 나의 모습이 어떠한지 알 수 없기에 생겨나는 공포인 것이다.
.. 인간은 자신의 삶을 지속적으로 창조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존재이다. 기본적으로 나와 타자는 투쟁과 갈등의 관계일 수 밖에 없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새롭게 창조할 수도 있는 것이다.
- 눈 먼 자들의 도시
.. 에리히 프롬은 현대사회가 새롭게 바뀌기 위해선 새로운 사회의 형성도 중요하겠지만 그 전제 조건으로 인간 자체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현대인의 불안을 존재 양식의 삶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한다. 존재 양식의 삶이란 어떤 것을 소유하고 갈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아 세계와 하나가 되는 삶이다.
- 사랑을 카피하다
.. 삶은 역동하는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긍정하고 생성하는 하나의 거대한 과정이다. 나와 다른 어떤 타자외의 만남은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내 무언가를 생성해 낸다. 그것은 사랑의 가정일수도 있겠지만 원수 같은 감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과거, 현재, 미래의 사건을 통해 의미를 찾고, 반복을 통해 드러나는 생성을 긍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에 더 큰 여유를 줄 것이다.
- 식스 센스
.. 카를 융은 인간 의식과 가까운 곳에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림자는 자아의 어두운 면이자 부정적인 부분으로 개인적 무의식의 내용을 이룬다. 모든 인간은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경험이 좋은 기억만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 인셉션
.. <인셉션>의 마지막 장면은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준다. 당신이라면 꿈속으로 도망쳐 달콤한 행복에 만족하겠는가? 아니면 아링드네의 마지막 외침처럼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은 채 끊임없이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 것인가?
- 뷰티풀 마인드
.. 존 내쉬는 최고의 업적을 통해 타인의 인정을 받는다면 자신의 공헝함과 텅 빈 마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더 큰 결핍만을 느끼게 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더 큰 인정을 욕망하게 된다. 이렇듯 결핍은 결코 채워질 수 없기에 이것에서 저것으로 끊임없이 순환하는 양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