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종이야기 어린이 인문교양 16
신현배 지음, 안윤경 그림 / 청년사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우리 일상의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鍾)’에 과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종은 우리 문화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문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종은 대체로 삼국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각 나라에서 처음 종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시대의 차이가 있지만, 그 용도는 시각을 알리는 등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사용되었음을 여러 기록을 통해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종은 주로 범종(梵鐘)이라고 하는데, 범종 역시 사찰의 종루에 걸어놓고 시간을 알려주거나 그 소리를 통해 세속에 찌든 번뇌를 정화시켜주는 준다. 범(梵)이라는 글자는 산스크리트어의 ‘브라흐마(Brahm?)’의 음역인데, “맑고 청정하다” 혹은 “신성하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울림이 큰 범종의 소리는 세속적 번뇌와 마음의 집착을 씻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한국종’

우리의 범종은 그 모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종을 전 세계 종 등의 문화재를 연구하는 학계에서 ‘한국종’이라는 별도의 학명을 부여하고 부르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종이 우리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특징으로는 먼저 용뉴를 들 수 있다.

종을 매달기 위해 상단에 고리 형식으로 만드는 용뉴는 용의 형상으로 만들었다. 용이 위에서 종을 물고 있는 듯 한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종’이나 ‘중국종’은 하나의 몸체로 된 ‘쌍룡’인데 반해 ‘한국종’은 <성덕대왕신종>의 용뉴에서처럼 한 마리의 용이 대나무를 짊어지고 있는 형상으로 비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 종의 용뉴는 〈원대철제범종〉에서처럼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등지고 웅크린 , 완전히 좌우대칭으로 되어 있다.


이는 특별한 미의식을 가진 한국인들의 미감이 정적인 대칭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종의 두께도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적인데, 이로 인해 종을 치면 맥놀이가 일어난다. 맥놀이는 음의 주파수가 다른 주파수와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 서로 놀이를 하는 것이다. 이 놀이에 의해 소리는 일정하지 않고 스스로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즉흥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만약 맥놀이가 일어나는 두 파동의 주파수가 같아지면 맥놀이가 사라지고 단조로운 소리가 되어버린다.


여러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종’ 이야기

우리의 종에는 슬프고, 기묘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12만 근의 구리를 녹여 만든 에밀레종이라고도 불리는 ‘성덕대왕신종’은 제작 기간만 무려 34년이 걸렸으며, 현대의 과학기술로도 만들기 어려운 깊은 울림을 낸다. 신묘한 종의 소리를 얻기 위해 한 여인의 아기를 펄펄 끓는 쇳물에 넣어 종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 아들을 땅에 묻으려다 돌종을 얻은 이야기, 금강산에 온 유점사 종이나,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인 ‘유점사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물속에 가라앉은 ‘감은사 종’과 ‘성덕대왕 신종’보다 네 배나 더 컸다는 ‘황룡사 종’은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종을 울려 은혜를 갚은 꿩이나 종을 부리로 쪼아 종소리를 낸 비둘기의 이야기에는 우리 전통 문화의 보은(報恩)의식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종 이야기는』에는 수많은 외침과 어려움을 이겨낸 우리의 역사처럼 수난을 단한 우리 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가고, 전쟁의 무기로 쓰이기 위해 수탈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 때 파괴된 종, 산불로 녹아 없어진 ‘낙산사 종’ 등 격랑이 많은 우리의 근현대사와 함께한 종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우리 종 이야기는』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중국 명나라와 세계 최대의 종인 러시아 ‘황제의 종’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종, 미국의 ‘자유의 종’ 영국 국회 의사당의 ‘빅벤’ 명화, 밀레의 ‘만종’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여러 종에 얽힌 이야기들도 들려주고 있다. ‘종’은 사람의 일상과 함께 해왔기 때문에 그 의의와 의미를 살피고 미래의 ‘종’의 모습은 어떨지 상상하기 위함이다.    


책 본문은 마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듯한 구어체 어미를 사용해서 그런지 다소 읽기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중간중간 그림과 사진까지 삽입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좋았고, 무엇보다..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 덕분에 우리나라 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가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 목차


1. 한국종은 언제부터 만들어졌을까?
2. 한국종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3. 한국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4.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 이야기
5. 수난을 당한 우리나라 종 이야기
6. 종에 얽힌 옛이야기
7. 세계의 여러 종 이야기 





@ 책 속에서


- 고대 중국 사람들은 종을 악기로 사용했어. 종들을 크기 순으로 배열하여 음계를 만들고, 나무망치로 쳐서 소리를 냈지. 이를 '편종'이라 하는데, 고대 중국의 대표적인 아악기였어.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와 조선 초기에 들여와 문묘제례악 등에 주로 사용되었단다. 서양에서도 9세기 이래 종을 사용하여 차임, 키리용 등의 악기를 만들었지.

동양에서는 불교문화가 발달하면서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서는 종을 절에서 사용했어. 이 종이 바로 범종이야.. 사람을 모이게 하거나 시간을 알리기 위해 치는 큰 종이지.



- 한국종의 제작과정은 어땠을까?


1. 밀랍 녹이기 ; 가마솥에 밀랍을 넣고 가열하면 녹으면서 액체로 변한다.

2. 문양제작 : 용뉴, 연곽, 당좌, 비천 등 각각의 문양을 이암석에 음각으로 조각하여 문양들을 만든다.

3. 밀랍 문양 판 제작 : 이암석에 조각한 문양틀에 밀랍을 부어 굳힌다.

4. 밀랍 원형 제작 : 나무로 종의 골조를 세운 다음, 새끼줄이나 삼끈으로 칭칭감고, 그 위에 밀랍을 바른다.

5. 밀랍 문양판 조립 : 2단계에서 생산된 밀랍조각을 붙이는 작업

6. 주물사 바르기 : 밀랍으로 만든 종위에 이암석+황토흙+모래를 적당히 혼합해서 바른다. 3,4회 바른 후, 황토흙에 짚을 섞은 흙으로 재차 바른다.

7. 탈랍 및 소성 : 열을 ㅏ열해서, 내부의 밀랍으로 만든 원형을 녹인다.

8. 내형 제작 : 종의 높이만큼 호를 파ㅗ, 그 안에서 종의 내형을 만든다.

9. 내,외형 조립 : 호 안에 있는 내형 위에 외형을 잘 맞추어 고정한다. 고정이 끝나면 흙으로 잘 덮고, 쇳물이 잘 흐를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



- 일본에 끌려간 한국종 이야기


일본에는 현재 59구의 한국종이 남아 있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종 가운데 파손되지 않고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은 신라 시대의 종이 4구, 고려 전기의 종 31구, 고려 후기의 종 21구, 조선 시대의 범종이 3구라는 구나.

이들 종은 대부분 왜구들의 피해가 심했던 13-14세기경이나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고려 후기에는 왜구들이, 임진왜란 때는 왜병들이 쳐들어와 중요한 문화재인 범종을 마구 약탈해 간 것이지. 바닷가 근처에 있는 절에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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