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 어느 난민 가족의 여행 철학하는 아이 10
마그리트 루어스 지음, 이상희 옮김, 니자르 알리 바드르 사진, 정우성 해설 / 이마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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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일상을 찾아 목숨을 건 여행을 떠난 난민 가족의 이야기!


시리아 작가 니자르 알리 바드르는 돌로 이 모든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있는 듯 하다.  그것도 어떤 다른 가공이나 효과를 주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돌이라니... 전쟁으로 얼룩진 시리아, 그곳의 해안 도시 라타키아 해변에서 오랜 세월 바닷물에 깎이고 또 깎여 어느 곳도 모나지 않은 둥근 돌들로 작가는 행복에 젖어 춤추고, 자유롭게 껴안고, 겁에 질려 길을 떠나고, 희망에 차 환호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표현했다. 또,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해와 달, 꽃과 나무, 새와 닭은 자연이 창조한 그대로 둥글고, 밝고, 자연스러운 돌들로, 억압과 파괴를 상징하는 감옥과 폭탄은 모나고, 어둡고, 날카롭고, 인위적인 돌들을 사용했다. 돌 하나 하나의 크기와 색깔과 위치는 어떤 화가의 붓 터치보다 더 조심스럽고 세심하고 풍부해서, 독자들은 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얼굴 표정 없이 형체만으로도 읽어낼 수 있고, 구체적인 설명 없이도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마그리트 루어스는 돌로 만들어진 이 이미지 위에 글로 온기와 생기를 불어넣었다. 시리아 소녀 라마의 평화로운 시절의 행복, 전쟁과 피난으로 생긴 혼란과 두려움, 새로운 터전에 대한 안도와 호기심을 한 편의 시처럼 간결하고 따뜻하게 덧입혀 독자들의 마음을 헤집고 보듬기를 반복한다.

생각과 생각, 사람과 사람, 세계와 세계를 잇는 징검다리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징검다리로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글을 쓴 캐나다 작가와 아트워크를 한 시리아 작가를 연결해 준 한 장의 사진이 그들에게는 징검다리였지요. 주인공 라마의 가족들이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건너와 정착할 수 있게 도와준 이웃들 역시 징검다리였다.


난민은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 하다. 불과 60년 전, 우리도 전쟁을 겪고 집을 떠나 살아야 했으니까.. 이 책이 우리 어린이들이 평화가 주는 일상의 소중함과 우리 주변 난민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가지게 해 줄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작가는 전하고 있다.


돌로 전하는 강한 메시지 덕분에 이 책이 그 전의 난민들 이야기보다 더 특별해지는 것 같다.

책을 보고 있노라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마치 하나의 미술작품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돌로 전하는 메시지가 강하다..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 색깔의 돌이.. 이렇게 이야기로 만들어진다는 게 그저 놀라울 정도다.

본문에 이어 작가의 말 페이지에 작업 중인 니자르 작가?의 모습이 컬러사진으로 나와 있는데, 그래서인지 더 정겹게 느껴졌다.

그리고 작가의 말 또한 인상 깊다. "난민들과 그들을 돕는 사람들을 기억해 주세요."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난민...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 책 속에서



- "라마, 어서 일어나!"

우리가 고향집에서 살 때

아침마다 수탉이 외쳤지요.



- 그다지 오래지 않은 어린 시절,

나는 남동생 사미와 친구들과 함께

쨍쨍 햇볕이 달군 땅에서 놀았어요.

깔깔거리며 새처럼 자유롭게

자갈밭과 모래톱을 달렸지요.



- 그다지 오래지 않는 기억 속에서

우리는 자유로웠어요.

자유롭게 뛰어놀고, 자유롭게 학교에 갔어요.



- 그런데

그때는 그때,

지금은 지금이에요.



- 그때에도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요.

우리가 참으로 자유롭진 못하다고요.

"우리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우리 춤을 추지 못하고

우리가 고른 기도문으로 기도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겠니?"



- 마침내 새들이 노래를 멈췄어요.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지요.

처음엔 띄엄 띄엄, 나중엔 줄줄이 떠났어요.

불타는 해 아래 흙먼지 날리는 들을 건더

어머니와 아버지와 아이들이 꿈을 품고

더 나은 곳,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갔지요.



- 어느 날 할아버지가 동생과 나에게 말했어요.

마침내 때가 왔다고요.

집을 떠나는 물결 속으로 들어갈 때,

우리가 잘 아는 모든 것들과 작별할 때가 왔다고요.



- 우리는 걸었어요.

우리끼리만 외따로 걸을 때도 있었지만,

대개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였지요.

모두들 전쟁을 피해 도망가고

폭탄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이었어요.



- 마침내 우리는 미래에 이르렀어요.


새로운 이웃들이 두 팔 벌리고 반갑게 맞아 주었어요.

그들의 목소리는 들렸지만

무슨 말인지 알지는 못했어요.

그러나 그들의 웃음을 ㅂ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았었어요.

"여기서 지내요!" 하고 말했어요.

"우리와 함께 여기서 지내요. 이곳은 안전해요.

전쟁이 없답니다."



- 그들은 온갖 걸 나눠졌어요.

옷과 음식, 새인형도요





@ 이미지 (출처 : 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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