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19 소설 보다
김수온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1년에 4권씩 출간하는 단행본 시리즈이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가볍게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수 있어 좋다.
요즘 시대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워서인지 많은 작품들이 그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사람들, 사회를 그려내고 있는 듯 하다. 그게 바로 내 모습이고 지금 시대의 모습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이번 호에는 김수온의 「한 폭의 빛」, 백수린의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장희원의 「우리[畜舍]의 환대」,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려있다. 모두 처음 보는 작가들이라서 그런지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다.

김수온 작가의 「한 폭의 빛」에서 꿈을 상실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숲과 아직 꿈을 가진 여자가 서성이는 집, 두 공간에서 펼쳐지는 빛과 어둠의 모습. 글 자체가 공감각적으로 표현되어있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환상과 실제의 넘나듦, 빛과 어둠의 넘나듦, 숲과 도시의 넘나듦을 통해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데...난 왜 이리 헛헛함을 느끼는 걸까?

백수린 작가의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는 아이 둘을 가진 전업주부의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의 내면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잊었던 욕망을 다시 드러나는 과정속에서 망설임, 불안함을 뚫고 다시 잡고 싶다는 욕망의 불길이 주인공의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하기도 하다.
새로운 길로 가고 싶은 욕망과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 그 둘 사이의 피튀기는 전쟁은 불나방처럼 화르르 자신을 불살라 버릴까 아니면 포기와 체념으로 끝을 맺을것인가?

마지막 작품은 장희원 작가의 「우리[畜舍]의 환대」이다.
호주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고 있는 아들 영재를 방문한 부부. 처음 방문한 아들의 호주집에서 발견한 아들의 새로운 가족. 자신들보다 더 가족같은 이들.
실제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함께 살며 서로의 관심사와 생활, 마음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사람들.
남인 이들의 관계가 실제 자신들보다 더 가족같이 느껴지는 아버지. 그들의 첫 뒤틀림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동성애 포르노를 보고 있던 아들을 때리던 그 순간이었던 것일까?

새로운 '가족'의 형태. 피가 이어지는 관계가 아닌 마음이 이어진 관계. 그 새로운 관계를 맺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해본다. 그러나 그 관계가 맺어진다면 얼마나 놀라운지.
의무와 속박이 아닌 자유와 새로운 안정을 찾아가는 사람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복잡한 사회 속에서 복잡한 인간관계속에서 이제 예전의 가족의 형태가 유일한 것임을 알게 된다.
요즘 가족에 대해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지 장희원 작가의 작품을 보며 가족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가벼운 관심과 흥미로 소설을 읽기 시작하지만 읽고나면 항상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이런 현상이 머리 아프기도 하지만 기껍기도 하다. 때로는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가보는 것 같아 두근대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항상 마지막은 좋은 길이었어..색다른 길이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또 다른 소설을 읽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