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툰 2 - 지글보글 만화 육아일기
홍승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비빔툰 2권에서는 1권에서의 부부생활의 시작과 첫 아기로 인한 당황함을 넘어선, 본격적으로 아이와 함께 생활을 해나가며 각자의 위치를 어느정도 인지한 상태로 시작한다. 어느정도 처음 인생에서 접해보는 결혼과 아이 낳고 키우기의 당황함에서 벗어난, 어엿한 엄마와 아빠로서의 주인공 부부와, 커가면서 오히려 부모에게 새로운것을 가르쳐주는 말썽꾸러기 아이가 각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좀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생활미, 정보통 부부는 그만큼 1권에서의 젊고 신선한 모습이라기 보다는, 생활 자체를 억척스럽게 꾸려나가는 부모의 모습에 더 촛점이 맞추어져, 부부의 갈등과 귀여운 살림으로 묘사되던 1권의 모습은 한층 발전해, 신혼을 벗어나 정신없는 한창의 부부 초기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그려낸다. 그래서 생활적인 재밌는 요소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많으나, 그만큼 신선하고 톡톡 튀는 갈등은 1권에 비해서는 없게 느껴진다. 한마디로 정보통, 생활미 그리고 그들의 아기인 정다운 이렇게 삼각형 구조로 '안정'되어가는 가족의 모습에 더 중점을 두다보니 날카로운 갈등요소는 없어지고, 오히려 약간은 지친 부분을 많이 다루는것같아 아쉬운 점이 있다.

2권에서 새로왔던 점은 사진의 이용이다. 아이키우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정보통 생활미 부부는 (혹은 작가와 작가의 아내라고밖에 볼수없는 이들 부부) 자신의 어린시절을 되짚어 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첫아들 정다운을 키우면서 겪는 재밌으면서도 힘든 일들은, 자신들이 유아였을때 자신들의 부모님이 느꼈을 경험과 오버랩 시킨다. 여기에서 작가의 것으로 추측되는 어릴적 흑백 사진을 이용하여 독자에서 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정겨운 흥미와 공감을 준다. 특히나 같은 세대의 독자라면 매우 공감할 그런 부분으로써 한층 더 동년배 부부들의 공감을 자아낼 요소의 이용이라 할수있겠다.

또하나의 재미있었던 부분은, 각자 결혼하지 않았다면, 아이가 없었다면의 가상 에피소드를 넣었다는 것이다. 미혼일때의 즐거움이나 자유로움에 대한 강한 향수와 그리움을 잠시 내비치지만, 결국 작가는 '그러나 결혼생활로 이렇게 망가진(?) 우리의 모습이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것이다!'라는 가족관을 보이며 돌아온다. 결국 결혼과 아이를 낳고 가족을 이루는것이 더 행복하다라는 의견이 꽤 강하게 느껴진다. 물론 1권에서부터 그래왔던것처럼, 어떤면으로는 현실적이고 날카롭다(?)게 구성되는 이야기라고 느껴질수도 있겠으나 보수적인 가족 구성과 남녀 역할 구분의 기본 가족관을 바탕으로 계속 그려지는것이 좀 아쉬운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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