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같이 가자!
안미선 지음,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 기획 / 삼인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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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같이 가자!>는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자활지원활동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어떤 환경에 처해있었고, 그들에 대한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성매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또한 성매매 로 인한 피해를 단순히 여성들과 업주들의 채무 문제로 문제의 본질을 가리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 활동가의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성매매 문제는 그 다양한 겉모습으로 인해 제각기 달라 보여도, 성매매라는 문제의 본질은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성에 있다고 말한다. 법적 제재를 피해나가기 위해 성매매 피해 문제를 왜곡하는 일이 많지만, 성매매 문제의 본질은 바뀌지 않으며 성매매 피해 여성의 문제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사회적 경제적 빈곤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녀는 성매매라는 경험이 여성들에게 남기는 깊은 상처를 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의 말은 성매매 피해 여성의 문제는 우리의 삶과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또한, 책에는 활동가들의 솔직한 경험담도 담겨있었다. 어떤 활동가는 처음 쉼터에서 근무했을 때 쉼터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책의 저자는 한 활동가를 보며 머릿속에 여행자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여행자는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서며, 사람들과 부딪혀가며, 새로운 일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때로는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때로는 다가오는 풍경을 선선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길을 가는 여행자처럼 활동가들도 새로운 상황에 늘 부딪히고, 사람들과 부딪힌다. 이를 보고 때로는 자기 자신보다 더 언니들을 생각하는 활동가들에 대해 막연히 대단하다고만 생각하던 나에게 그들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말과 기록은 힘을 가진다. 아픈 현실과 그 현실을 바꾸려했던 사람들의 활동, 그리고 변화의 필요성을 위해 우리는 더 기억하고 기록해야한다. <언니, 같이 가자!>와 같은 책을 통해 성매매피해여성과 자활지원 활동가들의 목소리와 기록이 세상 밖으로 널리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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