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나라 도둑 괴물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6
조대인 글, 홍성찬 그림 / 보림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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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자연스러운 입말과 그림을 넣어 만든 그림책이다.

우선 빨간색 겉표지가 눈에 띈다. 그림책으로 빨간색 겉표지를 하는 책을 아직 본 적이 없는 듯 한데 과감한 빨간색으로 겉을 드러내고 있는 걸 보니 책을 읽기도 전에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책 장을 한 장씩 펼치며 읽어보니  옛이야기가 그렇듯이 주인공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괴물을 물리치고 자기 아내를 구해내는) 행복을 찾는 내용이다.

그런데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까치 호랑이 시리즈중에 하나인 '반쪽이'랑은 느낌이 참 다르다.반쪽이는 몸 전체가 반쪽만으로 되어있는 어찌보면 혐오스러울지도 모르는 주인공이 나오는 데도 별로 생경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반면 이 책을 넘기며 읽을 땐 뭔가가 좀 이상하다는 그런 느낌 이 드는 건 왜일까?

우선 반쪽이는 그림이 우리 민속화풍으로 그려져서 정겨운 느낌이 들고, 주인공도 정면이 아닌 옆면으로 거의 그려져서 반쪽만의 인간이 주는 무서움이랄까, 혐오감을 많이 없앤데에 친근감을 주는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주는 생경함의 원인은 뭘까?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우리가 너무 서양의 공주와 왕자 시리즈에 익숙해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번듯한 인물의 왕자가 아닌 한복을 입은 우리의 주인공 신랑이 온갖 역경을 딛고 괴물을 물리쳐도 뭔가 폼이 안나는 것이다. 붙잡혀 있는 사람도 예쁜 주인공이 아닌 치마저고리에 짚신을 신은 우리의 할머니나 어머니같은 인물이니 말이다.

우리가 보는 만화, 영화, 책에서도 이들같은 주인공은 별로 나오지 않는다. 그 만큼 우리가 서양의 예쁜 주인공과 매끈한 옷차림에 더 익숙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청국장보다 햄버거가 더 주식이 된 아이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이 책을 더 권해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구렁덩덩 신선비'에 나오는 용감한 여자주인공을 보고 와~~ 우리나라에도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에로스와 푸시케'이야기처럼 그렇게 애절한 이야기와 용감했던 여자주인공이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 것처럼.

우리나라에도 각시를 구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이긴 멋진 신랑이 있다는 걸 아이들이 먼저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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