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쫀함이 없달까, 문장이 설명적이다 보니 긴장감이 없다. 페이지가 훅훅 잘 넘어가는 장점(?!)은 있는데, 밀도가 낮아 대충 후루룩 넘기게 되는 건 또 단점. 일단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단번에 완독하긴 했는데, 끝을 보고 나니 많이 아쉽다. ㆍㆍ
로스토프는 정직한 청년이었다. 어떤 것에 대해서도 일부러 거짓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들려줄 의도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만약 그가 그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미 공격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듣고 공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뚜렷한 개념을 세운 이 청중에게, 그리하여 그와 똑같은 이야기를 기대하는 이 청중에게 진실을 말했다면 그들은 믿지 않았을 것이다. (...) 진실을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 P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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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신이라 믿는 거요. 저는 그냥 다른 형태의 생명체라 결론지었어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생명체가 아니라 전혀 다른 감각으로 존재하는, 그런 외계 생명체요. 중력이나 형태,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서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곳에, 우리와 함께 있지만 특정한 몇 사람과만 긴밀히 소통하는 거겠죠. 상부상조, 공생, 뭐 그런 의미로요. - 사과가 말했어 - P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