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이원익 지음 / 넥서스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21살의 영문과 학생이다. 뜻하지 않게 재수까지 했으나 원하던 대학에 붙지 못하였다. 원하던 대학이 너무 높았던 것도 한몫을 했으리라.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원했던 대학이 아니라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이었다. 나는 그냥 대학이면 다 똑같지..라며 지겨운 고3생활을 마감하기 위해서 라도 아무대학이나 붙으면 가는거지뭐 라고생각했었다. 재수하고나서 붙은 대학도 부모의 기대에 못미쳤기에 삼수는 죽어도 하기싫고 편입으로 내 미래를 결정해버린 부모 덕분에 등떠밀려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에 들어왔다. 대학에 들어와선 내가 편입을 어떻게 해.. 붙을리가 없지 라는생각으로 어영부영 세월만 보내고.. 공부좀 끄적거리다가 놀고 하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그저 이해찬만을 원망할 뿐이었다. 83년생이 대학 잘 못갔다는 견해가 팽배했고 피해자라는 생각만 들뿐이었다.

하지만 비상을 읽고나니 뭔가 깨달음이 오기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이다. 책도 많이 읽었고 책좋아한다고 자부하던 아이가 비상 책 한권으로 깨닫다니.. 비상을 읽으면서 편입을 어떻게 해 라던 생각이 내가 아니면 누가 편입하나 라는생각으로 바뀌었다면 믿을까? 그동안의 나자신은 꿈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꿈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자기애에서 비롯되는 일인지 처음 깨달았다. 실패가 두려워서 마음껏 후회하지 않을만큼 노력해본적도 없었고 튀는것이 싫어서 성격도 내성적으로 바뀌어버렸다. 적극적으로 뭔가를 쟁취한다는 것이 얼마나 옛날이 되어버렸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케네디 스쿨에 입학했다길래 얼마나 똑똑한가 쓴 책이로군 느꼈지만 절대 아니다. 여동생 그늘에 가린 어린시절의 이야기부터 마치 나 자신의 이야기 혹은 옆집 오빠의 이야기, 부모님의 어린시절 이야기 처럼 와닿아 이 책이 나오기 까지의 성장과정을 읽으면서 너무나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처음부터 뛰어난 아이가 케네디 스쿨에 입학했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지만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위해 노력하는 어린소년이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어 냈는지 감동이 아닐수 없다. 부디 여러사람이 이책을 읽고 자신감을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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